홍콩 주권에 대한 도전 용납 않겠다는 메시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에서 ‘아편 전쟁의 굴욕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영국에 홍콩을 빼앗긴 결과로 이어진 아편전쟁을 들어 중국의 홍콩에 대한 권한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마카오를 방문 중인 시 주석은 이날 하오장(濠江)중학 부속 영재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애국 교육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아편 전쟁의 역사를 거론했다. 시 주석은 “아편전쟁 이래 민족의 치욕사를 이해하면 중국 인민이 위대한 부흥에 왜 이토록 강렬한 희망을 갖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며 “애국주의의 기초를 단단히 다지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재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을 앞에 놓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중심이 ‘양제’가 아닌 ‘일국’이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과 홍콩 간 제도 차이는 인정하나, 어디까지나 ‘중국은 하나’라는 뜻이다. 이날 시 주석은 전교생들을 모아 놓고 ‘일국양제’를 주제로 한 특별 애국 수업을 참관하는 한편 도서관에 비치된 ‘중국역사’ 등 애국 교육 교재들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이는 지난 6월부터 이어진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높아진 홍콩 내 반중(反中) 정서를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 중국의 지배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홍콩 민심이 확연해지자, 어린 학생들에 대한 애국 교육을 강화해야 하다는 메시지를 시 주석이 직접 나서 설파한 것이다.
한편 지난 16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만났던 시 주석은 이날 또다시 람 장관을 접견하며, 홍콩 행정 수반인 그에 대한 지지를 거듭 나타냈다. 시 주석은 “중앙은 람 장관이 비상시 보여준 용기를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람 장관의 지도하에서 긴밀히 협력해 홍콩 업무를 잘 수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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