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청구한 윤모씨, 빈소 찾아 조문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수사에 투입된 경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모텔에서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A경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위는 전날 밤 늦은 시간에 지인이 운영하는 이 모텔에 투숙했다. 모텔 주인은 A경위가 이날 아침까지 전화를 받지 않자 방 안으로 들어갔다가 숨진 A경위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경위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소속으로, 최근 진범 논란을 빚고 있는 8차 사건 재수사를 담당했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이춘재 사건 수사 등 직무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개인 신상 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시신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A경위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A경위의 유가족과 함께 근무했던 경찰관 등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A경위가 수사 중인 이춘재 8차 사건의 재심 청구인인 윤모(52)씨가 이날 오후 수원시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경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지난달 재심 청구에 앞서 A경위가 ‘저에게 꼭 일을 해결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고마움을 표현한 바 있다. 윤씨는 8차사건 진범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뒤 2009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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