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담] 하태경 “청년 위한 ‘중도보수’ 내세워 마지막 전쟁에서 이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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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담] 하태경 “청년 위한 ‘중도보수’ 내세워 마지막 전쟁에서 이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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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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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 “한국당은 어르신 보수, 우린 청년 보수”

‘새로운 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에 선출된 하태경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신당 창당 배경과 보수통합에 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서재훈 기자

바른미래당의 비당권파가 주도하는 ‘새로운 보수당’이 내년 1월 5일 출범한다.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와 결별해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결성한 15명의 의원 중 안철수계가 또 빠져 유승민계 8명만 참여하는 신당의 출발은 미미하다. 그러나 보수통합 논의의 큰 축이자 기폭제라는 의미에서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재선의 하태경 의원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정치적 무게감이 덜한 그가 중책을 맡은 것은 ‘조국 정국’에서 보여준 그의 전투력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정권의 호위무사로 나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항마로 나서 보수의 투사가 됐던 그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도 자유한국당과 함께 이른바 ‘4+1 공조 체제’를 연일 맹폭하며 통합의 키를 조율하고 있다. 이른바 ‘운동권 386’이었던 그는 1990년대 중반 세습왕조 북한에 실망해 개혁ㆍ개방을 주장하며 보수로 돌아섰다고 한다. 신당 창당의 주역으로 보수통합 과제까지 안은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바른미래당과 갈라서 ‘새로운 보수당’ 창당 중책을 맡았다. 왜 새로운 보수인가. 자유한국당이 표방하는 보수와 어떻게 다른가

“당초 중도와 보수를 함께 표방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유승민 변혁 대표의 생각도 그랬다. 하지만 중도보수라고 하면 너무 중도가 부각되고 보수중도는 왠지 어색하다. 그래서 당명을 공모했는데 가칭으로 쓰던 ‘변화와 혁신’은 아예 없었고 개혁보수당이 제일 많았다. 새로운 보수당은 그 다음이었다. 중도보수당 선호는 미미했다. 하지만 개혁보수당에 대해 유 대표가 “내가 계속 개혁보수를 말해온 만큼 그 이름을 쓰면 ‘유승민당’으로 비쳐진다” 해서 이름은 ‘새로운 보수당’으로 하되 내용은 ‘중도+보수’로 했다.”

-이름만으로는 한국당의 지향점과 뭐가 다른지 선뜻 와 닿지 않는다

“올드와 뉴의 차이는 크다. 쉽게 얘기하면 한국당은 어르신 보수, 우린 청년 보수당이다. 청년이 중심이 돼 청년을 대변하는 게 다르다. 올드 보수당은 반공을 앞세워 종북 타파나 사회주의 배격 등의 이념적 접근을 한다. 청년 보수는 청년세대의 불공정 타파가 핵심 기제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을 낙담케 하는 불공정의 질곡을 깨겠다는 것이다. 바른정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또 신당으로 간판을 바꾸는 것이 우습지만 한국당으로는 보수의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지 못한다. 바른정당 실패의 가장 큰 교훈은 똑같은 보수 지지층을 상대로 포장만 바꿔선 안 된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지지율이 초기에는 20%가 넘었는데 18세 투표권 반대 입장을 밝힌 이후 10% 초반으로 확 떨어졌다. 세상 변화를 잘못 읽었던 것이다..”

-선거 연령 입장 번복이 바른정당 실패의 핵심 요인이란 말인가

“그게 컸다. 번복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걸 보고 우리 지지층이 “18세 선거권 하나 못 지키고 뒤집는 당신들, 수구 보수와 똑같다”고 돌아섰다. 그때부터 새로운 보수는 누굴 대변해야 하냐에 대해 여러 논쟁과 시행착오를 거쳐 2040 청년층으로 결론 내렸다. 올드 보수인 한국당 고정 지지층은 60대 중반 이후다. 중도+보수라고 할 때 중도의 핵심 기반은 청년이다. 청년이 움직이면 중도가 같이 움직인다.”

-안철수 전 대표나 안철수계의 합류를 장담하며 연말까지 안 대표에게서 좋은 반응이 있을 거라고 말했는데 그 믿음의 근거가 무엇이었나

“솔직히 희망이었다. 다만 변혁에 안철수 쪽 의원이 7분이 계셨고 12월 중에 안 전 대표가 어떤 식이든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은 사실이다. 결국 신당은 같이 하지 않기로 사실상 입장이 나와 아쉽다. 그렇다고 창당 일정에 변화는 없다. 지금 안 된다고 앞으로도 계속 안 될 거라 보진 않는다. 어느 시점에는 또 합칠 수 있다.”

-바른미래당 창당 때부터 중도를 중시하는 안철수 측과 보수를 내세운 유승민 측의 이견이 있었다. 이번에 당명에서 중도를 뺀 것이 문제됐던 건 아닌가.

“몇몇 안 측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해 설명했고 지금은 다 이해한 상태다. 안철수 전 대표가 본인 입장을 육성으로 얘기하기 전에는 판단하기 어렵다.”

-바른정당의 한계 때문에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다. 이제 또 바른미래당을 나와 신당을 만든다는데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많은 사람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청년과 공정이라는 가치를 새롭게 내세우는 것만으로 호소력이 있을지.

“영호남 통합 기치를 건 바른미래당이 실패한 이유는 국민의당 호남계 원심력이 컸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이 대체 야당으로 자리잡을 기회도 없이 지방선거 참패 후 손학규 대표가 당권을 잡았으나 야당의 길이 아니라 여당의 길을 선택했다. 총선 뒤 민주당 힘만으로는 과반이 어렵고 결국 ‘리틀 여당’의 힘이 필요할 것이니 야당, 즉 자유한국당 심판론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 수단이다. 우린 야당의 길을 가야 한다. 유승민 대표가 대권에서 야당 후보로 나와야지 여당 대선 후보로 나올 수 있나. 안철수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바른미래당도 작년 12월 중순 합의할 때 연동형 비례제 취지에 동의했는데

“당시 투표에 부쳐 12대 11로 당권파에 진 탓이다. 우린 일관되게 반대했다. 하지만 이후 연동형 비례제에 찬성했던 4분이 우리 쪽으로 돌아섰다. 선거법은 합의로 바꿔야 한다는 원칙 아래 패스트트랙 부의에 반대한 의원이 15명으로 늘어난 거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으며 “신당이 총선에서 150석을 만들어내겠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소속 의원이 10명도 되지 않는 처지에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왔나

“한국당의 지역별 지지율을 계산해 보면 한 70~80석 나온다. 수도권은 거의 전멸하고 TK는 대승, PK에서 상당수 승리로 예측한 수치다. 이 정도로는 문재인 정권 심판은커녕 영원한 들러리 야당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국민들이 곧 깨달을 것이다. 기존의 보수 지지층은 결국 여당을 이길 수 있는 야당을 찾게 된다. 우리가 그 기대에 부응하고 한국당이 포섭하지 못하는 청년 중도층의 지지율을 가져오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여론조사 때 이긴 적이 있다. TK 유권자들이 전략적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60대 중반 이상의 전통 보수층은 선호 투표가 아니라 전략 투표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청년 중도층을 잡고 10%대 지지율에 올라서면 우리가 보수 재편의 중심이 된다.”

-신당은 “청년과 중도, 2대 주체가 이끌고 유승민의 보수재건 3원칙을 비전으로 삼는다”고 했다. 신당을 보수통합을 위한 전초기지로 생각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그냥 합당 등 기계적 통합을 하면 마이너스 통합이 된다. 유승민 3원칙에 입각해 보수 새판을 짜면 보수가 이길 수 있다. 우리가 한국당에 기어들어가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롭고 큰 집을 지어 뭉치는 거다. 그 집은 한국당이 해산해야 가능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통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사실상 유승민 3대 원칙을 다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왜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가.

“황 대표의 속마음을 종잡을 수 없다. 모순되는 말도 한다. 어느 자리에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겠다”고 말했다가 다음 회의에서는 “내가 주도해 총선을 치르고 책임지겠다”고 한다. 진정성이 떨어지고 진정 보수 재편을 바라는지도 잘 모르겠다.”

-보수통합 얘기가 한창 거론되다가 정작 중요한 시기에 패스트트랙 논란에 묻혔다. 신당이 공격적으로 통합논의기구를 제의해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지 않나

“1월 초 신당 창당 후 검토할 일이다. 한국당 지지자들이 볼 때도 우리가 믿음직해야 한다. 우리를 간판으로 내세우면 문 정권을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면 무게중심이 우리 쪽으로 확 쏠리겠지만, 여태까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지지율도 나오지 않는다. 창당 과정에서 우리 색을 보이고 2030이 새로운 보수당에 몰려 가더라는 말이 나오면 그때부터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민주당은 86세대 ‘대깨문’이라고 하는 고정 지지층이 있고 한국당에도 ‘태극기부대’가 있다. 우리가 2030 청년세대를 고정 지지층으로 끌어안으면 보수재편의 큰 에너지가 생길 것이다.”

-신당이 공식 출범하면 보수통합 논의를 선제적으로 제안할 용의가 있나

“유승민 3원칙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어쨌든 보수재편은 우리 중심으로 우리 지지층의 힘으로 이뤄 내겠다. 지금 황교안 대표는 우리 쪽 에너지를 얕보고 자기가 중심이 돼서 밀고 나가야 그나마 있는 보수를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중심이 되겠다고 백번 말해봐야 허풍에 불과하다. 우리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고 서두르면 죽도 밥도 안될 수 있다.”

-내년 4월 총선 일정과 존재감 약한 신당 입장을 감안할 때 그렇게 여유부릴 형편이 아닌데. 한국당이 끌려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먼저 손을 내밀 생각은.

“2016년 4월에 치른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은 2월에 창당해 40석 가까운 의석을 얻었다. 단순 계산하면 시간이 촉박하지만 요즘은 하루가 한 달로 여겨질 정도로 다이내믹하다.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축적하느냐를 고민하며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머지는 기술적인 문제다. 현재로선 먼저 나설 계획이 없다.”

-흔히 ‘선거는 구도’라고 얘기한다. 황교안 대표가 늘 “분열은 패배로 가는 길”이라며 통합을 강조하는 이유다. 동의하나.

“우리가 이야기하는 3원칙 가운데 두 가지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탄핵을 극복하자, 탄핵으로 싸우지 말자는 것이고 공정을 보수의 으뜸 가치로 삼자는 것이다. 마지막 조건인 새 집을 지으려면 한국당이 기득권 포기를 선언하는 해산 결의로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 보수 빅텐트를 치려면 한국당의 생각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여당에 어부지리를 주더라도 각자 갈라져 선거를 치르는 게 낫다. 망하려면 확 망해야 한다.”

-개혁을 지향하는 신당이 표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제고하는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에 반대하는 것은 자가당착 아닌가. 원칙을 중시한다면 최소한 여야가 합의한 취지엔 동의해야 출구를 찾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선거제 놀음에 부정적이었다. 대통령제 하에서 여당이 과반을 포기하는 선거법을 추진하는 것은 사기다. 민주당도 하기 싫지만 청와대의 공수처법 관철 의지를 알고 울며 겨자 먹기로 밀어붙인 것으로 본다. 결국 사기극으로 끝날 것이다. 협치 문화가 없는 우리 정치에서 연동형 도입은 재앙이다. 민주당도 헷갈린 것 같다. 당내에서 ’왜 우리가 과반을 포기해야 하냐’는 주장이 머리를 들고 정의당과 싸우면서 연동형 열차 탄 정당은 다 바보 됐다. 우리도 손학규 대표 주장대로 연동형 차를 탔으면 완전히 꼴이 우습게 됐을 거다.”

-보수 빅텐트 전망이 100% 확실하지 않은 만큼 신당이 소수 정당에게 유리한 연동제를 결사 반대할 이유는 없지 않나

“장사하듯 정치하면 그럴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통령제는 양당제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 목표는 3당이 아니라 1당이다. 몰락할 수도 있지만 원내 1당이 되려는 꿈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우리도 왜 한 석이라도 더 건지는 제도를 반대하냐, 정계개편 등 다른 생각이 있는 거 아니냐는 등 욕 많이 먹었다. 하지만 협치 문화가 얕은 나라에서 다당제를 하면 거의 무정부 상태가 된다.”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고 여야 충돌이 계속되니 정치피로감이 한계치에 이르렀다. 새로운 보수를 지향하는 신당이 중재안을 마련해 정국을 풀면 박수를 받을 텐데.

“여당이 정치개혁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잘못 설정했다.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의 책임정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처럼 다당제가 계속되면 여당도 야당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집권당이 과반 의석을 갖고 국회를 지배해 책임정치를 펴고 4년 후 평가받는 시스템이 가장 안정적이다. 필요하면 대통령 단임제를 포기하고 연임 혹은 3선도 가능하게 해야 나라가 강해진다.”

-대학 때 전대협 조국통일위원회 간부를 지내다 2번이나 구속되는 등 골수 운동권이었는데 어떤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나

“90년대 중반 북한 김씨 왕조의 독재와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호소해오다 ‘열린 북한방송’과 칼럼을 운영하며 북한 민주화 운동을 벌인 것이 계기였다. 이런 활동이 알려진 덕분에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 물리학을 전공해 적어도 ‘팩트에 대해서는 한없이 겸허해야 한다’는 태도를 지켜왔다.”

-김정은의 행태와 비핵화 등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신당 입장이 너무 경직돼 있다.

“퍼주기와 감싸기만으로 평화를 만들 수는 없다. 북한을 적대시하는 기존 보수와 달리 ‘포용을 통한 변화’가 기본입장이다. 북한이 제일 겁내는 것이 자유왕래다. 그럴수록 더 자주 만나고 교류하고 대화 통로를 열어둬야 한다. 기본적인 세력에 대한 인식이 해이해져서는 안 된다는 건 보수와 동일하다. 방법론은 포용적 대북 정책을 지지한다.”

-‘조국 정국’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저격수로 등장했는데 왜 나섰나

“내가 보수를 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북한 문제를 편향적으로 다루는 진보정당이 싫었고 다음은 운동권 정치가 팩트보다 선동을 앞세워서다. 가짜뉴스로 국민을 오도한 광우병 사태가 대표적이다. 조국 사태 때 유시민 작가가 비슷한 행태를 반복하기에 두고볼 수 없었다. 좌파 일색인 386정치가 20년 됐으나 한국사회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했다.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지적했듯이 이제 86그룹은 퇴출돼야 한다. 86정치의 최악이 조국 본인이고 다음은 그를 옹호하는 유시민, 그 다음은 그걸 지지하는 ‘조국기부대’다. 진중권 작가가 조국 보위 세력을 우파의 태극기부대에 비유해 이렇게 표현했다. 이게 제가 싸우고자 했던 실체다. 조국기부대는 태극기부대보다 10배 강하다. 태극기부대는 동정심에 뿌리가 있지만 조국기부대는 위선에 기초해 있다. 위선을 진실이라 우긴다. 훨씬 위험하다. 그것이 유시민 작가한테 압축적으로 드러나기에 제가 검투사를 자처했다.”

-한때 안철수 전 대표에게 ‘386 콤플렉스’를 벗어나라고 조언했는데

“지금 운동권 386보다 더 386스러운 그룹은 80년대 운동권이 민주화 시위를 할 때 도서관에서 공부했던 ‘도서관 386’이다. 그들은 운동권에 부채의식이 있어서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시장 후보를 양보하는 것을 보고 안 전 대표의 머릿속에도 그런 부채의식이 있다고 여겼다. 또 문재인 후보에게 대선 후보를 양보한 것도 ‘도서관 386’의 부채의식이 작용한 것이라고 봤다. 운동권 386은 지금 우리 사회의 특권계급이 돼 진보를 가로막고 있다. 그런데 안 전 대표가 건강하지 못한 이들과 싸우기보다 자꾸 양보하고 지원하려고 해 쓴소리를 했던 거다.”

-본인이 전형적인 운동권 386 아닌가.

“대한민국 미래의 가장 큰 장애물은 진보 386 그룹이다. 반면 자기 자리를 찾아 열심히 일하는 이른바 ‘생활 386’은 건강하다. 진보 386을 약화시키고 생활 386은 응원해야 한다. 다행히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386그룹이 완전히 분화돼 문제의식을 잃지 않은 양심적 386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진중권 작가나 참여연대 김경률 집행위원장이 물꼬를 텄다 이과 출신인 제가 문과보다 낫다고 자부하는 것은 선동보다 팩트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문과 출신에서도 팩트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조국기부대에서 이탈했다.”

-박근혜 탄핵에 찬성해 새누리당을 탈당해 지금에 이른 심정을 정리하면.

“탄핵 여론이 들끓던 당시 기존 보수를 해체해 보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대의에 동참했다. 결과적으로 대안 보수를 세우지 못했지만 개혁 보수, 새로운 보수를 향한 대장정은 계속되고 있다. 마오쩌둥의 대장정도 늘 패배하고 도망다니다 마지막 전쟁에서 이겼다. 중요한 것은 계속 지면서도 민심을 얻어간 것이다. 우리도 전투에선 계속 졌지만 마지막 젊은 민심을 얻는 전쟁에서 이길 것이다.”

인터뷰= 이유식 논설고문

정리= 변한나(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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