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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넘버원] 대구에서 32년 만에 첫 대한민국 최강소방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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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넘버원] 대구에서 32년 만에 첫 대한민국 최강소방관 탄생

입력
2019.12.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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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소방교 “그냥 물불 가리지 않고 생명 구할 뿐, 일단 살리고 보는 거죠”

정재헌 대구 율하119구조대 소방교가 구조대 차량 앞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며 활짝 웃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정재헌 대구 율하119구조대 소방교가 구조대 차량 앞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며 활짝 웃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정재헌 대구 율하119구조대 소방교가 부상자를 계단을 이용해 이송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kilbo.com
정재헌 대구 율하119구조대 소방교가 부상자를 계단을 이용해 이송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kilbo.com

정재헌(25) 대구 율하119구조대 소방교는 지난 6월 전국 최강 소방관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2017년 11월에 119구조대원으로 임용된 그는 “대구에서 32년만에 첫 대한민국 최강소방관이 된 만큼 대구 소방에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최강소방관은 전국 소방관들 대상으로 체력이 가장 좋은 소방관을 선발하는 대회다. 지역별로 2명씩 지원한다. 경기 종목은 70㎏ 마네킹 안고 멀리 벗어나기, 9㎏ 소방호스 끌고 15m 왕복하기 등 실전과 같은 10여 상황 등을 4단계로 나눠 기록을 측정한다. 32회를 맞는 동안 대구 소방관이 1등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소방교는 “힘만 세다고 우수한 성적이 나오는 게 아니라 상황 판단과 지구력, 민첩성 등 종합적인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의 구조대 근무 중 생사를 가르는 실제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특수부대 시절보다 더 긴장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119구조대가 ‘사신(死神)과 싸우는 이들’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소방교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수영선수로 활약했다. 그에게는 항상 ‘대구 1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학교에서도 이름 대신 ‘물개’라고 불렸다. 군 복무도 인명 구조활동을 하는 해난구조대(SSU)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특수부대 훈련 교관까지 지낼 만큼 군에서 인정받은 간부였다.

군 복무시절 그에게는 한가지 고민이 있었다. 시신을 인양할 때마다 '산 사람을 데리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항상 맴돌았다. 그즈음 수영장에서 우연히 만난 119구조대 전국현 소방교로부터 연락이 왔다. 해군 SSU부사관 출신인 그는 정 씨에게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으면 제대하고 119구조대에 지원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바로 119구조대 시험을 준비했다. 2016년 전역을 앞두고 1년간 공부한 끝에 2017년 시험에 합격했다.

“2년 남짓 구조대 생활을 하면서 생명을 구할 때마다 희열을 느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 너무 좋습니다. 안타까운 순간도 많지만 구조대로 인해 위급한 순간을 넘기는 상황이 늘어날수록 사기는 점점 올라갑니다.”

가장 안타까운 현장은 자살 현장이다. 그는 지난해 간발의 차이로 자살 시도자의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집 창문으로 들어가 축 늘어진 사람을 응급팀에 인계했다.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심폐소생술 끝에 기적같이 살아났다. 의료진도 “마치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냥 물불을 가리지 않고 생명을 구할 뿐입니다. 일단 살리고 보는 거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닌데,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면 허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자살 유혹을 받는 분들을 구조대로 초청해 활동 현장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목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간접적으로나마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119구조대원들이 사무실에 있다 출동을 알리는 비상신호가 나자 벌떡 일어나 출동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119구조대원들이 사무실에 있다 출동을 알리는 비상신호가 나자 벌떡 일어나 출동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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