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탄핵안 표결 당일에도 연쇄 비난 트윗
민주 “민주주의 정의의 순간” 탄핵 의미 부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하원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거친 비난을 이어갔다. 탄핵을 주도하는 민주당을 ‘급진좌파’로 몰아세우며 색깔론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늘 내가 급진좌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민주당에 의해 탄핵될 거라는 게 믿어지는가, 나는 아무 잘못도 안했다!”라며 “끔찍한 일이다. 통화록을 읽으라. 이런 일이 다른 대통령에게 또 일어나선 안 된다. 기도하라!”고 말했다. 탄핵 추진의 단초가 됐던 7월 25일 자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의 통화가 전혀 문제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트럼프는 공화당 하원 법사위원회 간사 더그 콜린스 의원의 폭스뉴스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콜린스 의원은 인터뷰에서 “그들(민주당)은 단지 대통령을 질책하길 원할 뿐이다. 적절한 조사를 할 의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대대적인 감세를 하고 군을 강하게 만들었다”며 “그들은 그가 한 말을 실제로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화가 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 지난주 일간 USA투데이가 실시한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들과 자신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트위터에 올린 뒤 “감사하다!”고 썼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 맞붙었을 때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미국의 군사원조를 대가로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뒷조사를 요구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휩싸여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조사를 거쳐 최근 트럼프에게 권력 남용 및 의회 방해 혐의를 적용한 탄핵소추안을 마련했다.
탄핵안은 이날 하원 본회의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하원은 표결에 앞서 6시간 동안 찬반 토론을 진행하며 양당에 똑같은 시간이 배분된다. 트럼프에게 적용된 두 가지 혐의 중 하나라도 통과될 경우 상원 탄핵심판으로 넘어간다. 민주당 소속 짐 맥거번 하원 규칙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 정의의 순간”이라고 탄핵 표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431명 중 과반인 216명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이 233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하원 통과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핵재판을 다루는 상원에선 가결 정족수인 재적의 3분2 이상을 채우기 위해 전체 100석 가운데 67표를 확보해야 한다. 공화당(53석)에서 무려 14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해 실제 탄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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