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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막말ㆍ강성 투쟁… 황교안의 ‘위험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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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막말ㆍ강성 투쟁… 황교안의 ‘위험한 정치’

입력
2019.12.19 04:40
수정
2019.12.19 11: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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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부대 등 강성 세력 한복판서 연일 “도둑놈” “막은놈” 발언 쏟아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8일 여의도 국회 정문 인근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18일 여의도 국회 정문 인근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최근 행보는 두 가지 열쇠말로 요약된다. ‘우(右)클릭’과 ‘초강경’. ‘패스트트랙 대전’이 벌어지는 국회를 뒤로 하고 장외로 나간 황 대표는 ‘태극기 부대’가 상징하는 강성 보수 세력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발언도 눈에 띄게 거칠어졌다. “도둑놈” “막은 놈” 등 정제되지 않은 말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보수층은 환호할지 몰라도, 중도층이 기대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아니다. ‘중원 싸움’인 총선에선 유리할 게 없다는 당내 불만이 비등하지만, 공천권을 쥔 황 대표의 위세에 짓눌려 있다. ‘황교안의 위험한 정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황 대표는 요즘 거리 투쟁에 매몰돼 있다. 16일 이후 광장의 보수 세력을 국회로 연일 소환해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의 선봉에 서고 있다. 황 대표는 18일 사흘째 국회 앞에서‘선거법ㆍ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저지 규탄대회’를 열어 “애국시민이 국회에 오는데, 막은 놈이 불법 아닌가”라면서 16일 보수 시위대의 국회 불법 난입을 정당화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황 대표를 향해“우리 정치에 중대한 불행”이라고비판한 데 대해 황 대표는 “적반하장”이라고 되받았다.

황 대표가 달라진 건 패스트트랙 법안을 저지하겠다면서 청와대 앞에서 8일간 야외 단식 투쟁을 한 이후부터다. 그는 ‘강성 투사’가 되기로 결심한 듯하다. 그의 행보가 거칠어지면서 ‘보수의 품격’을 해친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특히 보수 정당의 가치가 ‘법 질서 수호’임에도 황 대표가 16일 국회 폭력 사태를 사실상 두둔한 것은 황 대표와 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국당 관계자는“앞으로 민주노총의 폭력시위가 있을 때 당이 무슨 할 말이 있겠으며, 안정감 있는 보수 이미지로 우뚝 섰던 황 대표 개인의 확장성에는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걱정했다.

황 대표에게 목표와 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당 지지율은 11월 넷째 주 32.9%를 기록한 뒤 12월 둘째 주 29.3%으로 30% 아래로 떨어지며 박스권에 갇혀 있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투쟁을 야당의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삼지 않고, 아스팔트 지지자들과 ‘무조건 반대’만 외치는 황 대표의 모습은 극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한 당직자는 “문재인 정권을 향해 속칭 ‘문빠’만 본다고 맹비난하던 우리 당이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니 국민 설득력이 떨어지고, 총선 승리에 필수인 외연 확장도 차단되고 있다. 보수통합 역시 자연스레 멀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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