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기간 북한과의 회동을 제안했다가 빈손 출국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20일 대북 공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부해 비핵화 협상 판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북한의 뒷배인 중국으로 방향을 틀어 대북 공조 강화에 주력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비건 특별대표가 15~19일 서울과 도쿄를 방문한 데 이어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단결을 유지할 필요를 논의하기 위해 19~20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당국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비건 대표의 아시아 방문은 한국과 일본 방문이었으나 중국 방문 일정이 전격 추가된 것이다. 앞서 비건 대표는 2박 3일의 방한기간 북한과의 회동을 공개 제의했으나 북한의 묵묵부답으로 아무 소득 없이 17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비건 대표의 중국 방문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가 어려워지면서 북한의 우군을 견제하고 압박하기 위한 행보 성격이 짙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며 대북 제재 대열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중국 방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됐던 2017년에도 미국은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대북 제재 이행을 압박하는 데 주력했다.
비건 대표는 중국 방문에서 북한 도발 억제를 위해 중국이 협력할 것을 당부하면서 북한 도발 시 대응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중단 조치에 대해 미국이 적절한 상응조치를 하지 않아 긴장이 커졌다는 주장을 펼쳐와 미국의 요구에 협력할지 불투명한 상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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