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컴퓨터 등 정보통신(IT) 업황 개선에도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인 2.5%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0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과 민간부문 위축으로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이 예상돼, ‘V자 회복’과 같은 급격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 원장은 내년 완만한 성장의 배경으로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 부진과 바이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산업의 저조한 성장세를 꼽았다. 또 내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등 정치ㆍ사회적인 요소와 기업 경영환경 위축 등으로 성장세가 억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 원장은 “내년에는 반도체 가격 반등, 조선업 회복 등의 영향으로 올해 2.0%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겠지만, 산업 구조적인 변화 없이는 미래 성장 잠재력은 점차 약화될 것”이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이제 막 3만달러를 넘은 데 따라 앞으로 몇 년간이 지속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내외 경제여건 점검 및 향후 거시경제 전망’ 주제발표에 나선 이정익 한국은행 조사국 차장 역시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잠재성장률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차장은 황장적 재정정책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매년 점진적인 경제 성장을 예상했다.
이 차장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둔화폭과 내년 전망치 조정폭은 글로벌 평균과 비슷한 수준으로, 우리나라가 과도하게 경제 성장률이 낮다고는 볼 수 없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IT 업황이 개선되고 글로벌 투자와 제조업 경기가 점차 나아짐에 따라 국내 경기도 설비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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