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각각 징역 1년 6월 실형
임직원 등 26명 무더기 유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을 와해하려는 공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고위 임원들이 1심에서 무더기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삼성의 노조와해 의혹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삼성 임직원 및 경찰 관계자만 26명에 이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17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최평석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1년 2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뇌물을 받고 삼성의 작업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김모씨는 징역 3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다른 삼성 계열사 고위 임원들도 징역형을 면치 못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과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는 각각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노조와해 사건으로 기소된 32명 중 이날 26명에게 유죄 선고가 내려졌다.
이들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주도로 마련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일명 그린화 전략)을 기획ㆍ실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한 2013년 6월 종합상황실을 마련해 신속대응팀까지 꾸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노조원들의 민감한 정보를 빼돌리고 표적 감사를 하거나, 폐업한 협력사를 지원했으며, 사망한 노조원 유족에 무마용 금품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은 이달 13일 에버랜드 노조 와해 혐의로 기소된 강 부사장의 혐의를 인정, 징역 1년 4월을 선고했다. 당시 에버랜드 사건 재판부는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강 부사장을 구속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삼성전자서비스 재판부는 그를 법정구속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에버랜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은 모두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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