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품은 수 많은 페라리들이 연이어 데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클래식’ 그리고 ‘오리지널’을 외치며 V12 페라리에 대한 의지와 충성심을 내보이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페라리는 그러한 이들을 위한 V12 플래그십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를 선보였다.
800마력이라는 가공할 성능, 그리고 페라리 플래그십 특유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GT의 컨셉’이 부여된 812 슈퍼패스트는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렬한 튜닝이 더해진 색다른 812 슈퍼패스트를 경험할 수 있었다.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공식 제원은 앞 세대의 플래그십 모델인 F12 베틀리네타보다 조금 더 길고 날렵한 모습이다.
4,657mm에 이르는 전장과 각각 1,971mm와 1,276mm의 전폭과 전고는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전체를 아우르는 유려한 곡선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유려한 실루엣 아래에는 전장 대비 제법 길게 느껴지는 2,720mm에 이르는 휠베이스를 확보하였고, 각종 경량 소재의 적극적인 적용을 통해 공차중량은 1,630kg으로 묶어냈다.
대담하고 강렬한 존재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는 사실 그 자체로도 강렬한 존재라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 시승을 위해 AP오토모티브 측에서 준비한 차량은 더욱 강렬한 외모를 뽐내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광택을 대대적으로 줄여낸 검은색 차체는 물론이고 차체에 적용된 크롬 라인 및 페라리 엠블럼 또한 완전히 검은색으로 칠하며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외형은 헤드라이트 외에는 보이지 않는 이채로움을 선사한다.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요소를 살펴보면 ‘페라리의 노하우’를 느낄 수 있다. 날렵하고 공격적인 프론트 그릴과 주변 디테일은 물론이고, 날렵한 헤드라이트, 그리고 공기역학을 고려한 보닛 라인을 앞세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얻은 경험을 대대적으로 적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측면에서는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라인 위로 그려진 유려한 보닛 라인과 루프 라인을 확인할 수 있으며 후륜 펜더의 풍부한 볼륨감이 시각적인 만족감을 한층 강조하는 모습이다.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 위로 자리한 검은색 알로이휠은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충분하다.
끝으로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후면 디자인에는 클래식한 페라리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듀얼 타입의 램프가 자리하며, 큼직한 리어 디퓨터와 깔끔한 바디 실루엣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완전히 이채로운 감성을 제시하는 리어 윙 스포일러에 시선이 간다.
이는 럭셔리 튜너 중 하나인 만소리가 제작한 카본파이버제 리어 윙 스포일러로 강렬한 존재감, 그리고 주행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대대적으로 드러낸다. 이와 함께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에는 인코넬 사의 배기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어 ‘강렬한 사운드’또한 함께 누릴 수 있다.
드라이빙의 의지를 드러낸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오늘의 주인공인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는 말 그대로 강렬하고 대담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실제 도어를 열고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실내 공간을 살펴보니 ‘드라이빙에 대한 의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검은색과 붉은색의 선명한 대비, 그리고 레이스카의 감성을 연출하는 카본파이버의 디테일을 곳곳에 적용해 탁월한 존재감과 완성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강렬함을 대시하는 스티어링 휠과 페라리 고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계기판은 여느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와 완전히 동일한 모습이고, 기능 적인 부분에서도 일반적인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와 동일해 ‘페라리 플래그십’의 감성을 곧바로 느낄 수 있다.
참고로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조수석 글로브 박스 위쪽에는 가로로 긴 디스플레이 패널이 장착되어 있는데 주행 상황에서의 정보, 즉 RPM 및 현재 속도 그리고 중력 가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소름 끼치는’ 아이템이다.
이번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가 독특한 것은 바로 시트에 있다. 넉넉한 레그룸, 그리고 헤드룸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트의 매력이 상당히 돋보인다.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수동 조절식 시트를 통해 언제든 직관적인 시트 조절 및 마치 고성능 레이스카를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을 연출하며 ‘드라이빙의 가치’를 한껏 높이는 모습이다.
참고로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에는 기대 이상의 적재 공간이 갖춰졌다.
시트 뒤로는 고급스러운 마감과 질감이 돋보이는 ‘선반’ 형태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그 뒤로도 제법 넉넉한 공간과 활용성을 제공하는 적재 공간이 제공되어 일상은 물론 교외로 떠나는 일정을 소화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800마력을 포효하는 V12의 심장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보닛 아래에는 말 그대로 강력한 V12 심장이 자리한다.
V12 6.5L라는 거대한 엔진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과는 결이 다른 모습이다. 여느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8,500RPM에서 발휘되는 800마력의 출력은 물론이고, 7,000RPM에서 발산되는 73.3kg.m의 토크 또한 V12 엔진의 가치를 제시하기 충분하다.
여기에 7단 F1 DCT를 조합하고, 후륜으로 출력을 전달해 강력한 주행 성능을 과시한다.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는 정지 상태에서 단 2.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340km/h에 이른다. 참고로 이러한 수치는 이번의 ‘튜닝된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가 아닌 ‘순정의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제원이다.
강렬함, 그리고 편암함의 이질감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시승에 앞서 AP오토모티브를 통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 로드스터를 경험했던 만큼 두 차량의 성격 차이, 그리고 존재의 가치가 어떻게 느껴질지 무척 궁금했다.
여러 호기심을 안고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도어 패널을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고 오랜만에 경험하는 수동 방식의 조작을 통해 시트를 조절하니 불편함이 아닌 되려 즐거움과 주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시트에 몸을 맡기고 난 후 첫 느낌은 바로 여유롭다는 점이다.
레그룸, 헤드룸의 여유가 충분해 더욱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의 림 폭이 다소 크게 느껴지는 편이었지만 파지 상황에서 느껴지는 만족감도 상당했다.
800마력과 73.3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V12 엔진은 시동과 함께 강렬한 사운드를 토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이러한 사운드는 인코넬의 배기 시스템이 더해진 결과로 시동부터 너무나 강렬해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드라이빙 모드가 ‘레이스’인 상황에서도 출력을 다루는 것 자체가 너무나 부드러웠다는 점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을 때 예민한 출력 전개가 아닌 생각보다 다루기 쉽고, 여유롭게 전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와 시승을 하는 내내 정말 부담 없이, 그리고 편안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성능을 끌어낼 때는 확실한 ‘박력’을 선사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고, 또 패들 시프트를 당겨 RPM을 끌어 올릴 때면 폭발적인 성능이 전개되고, 또 그 순간의 존재감이 너무나 강렬하다. 게다가 배기 사운드의 매력 또한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이토록 강렬한 성능, 그리고 그와 함께 다루기 쉬운 너그럽고 여유로운 모습에 ‘슈퍼카 브랜드의 플래그십 GT’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단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부터 호평을 이어가는 F1 변속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다. 변속 속도, 변속 상황에서의 피드백, 그리고 강력한 성능의 엔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충격이 없는 ‘마법’과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그리고 앞으로도 페라리를 타고 다닐 때 ‘F1 변속기’에 대한 찬사를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차량의 움직임은 앞선 여러 모습, 그리고 만족스러운 과정을 고스란히 반복하는 모습이다. 조향에 대한 감각이나 피드백은 물론이고 조향 이후 전개되는 차량의 움직임은 플래그십 GT라는 타이틀을 떠나 날렵하면서도 강렬한 드라이빙에 대한 확신을 전한다.
고성능 차량인 만큼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에 대해 아주 너그럽거나 풍요롭게 반응하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경쟁사, 그리고 비슷한 세그먼트의 차량들과 비교를 했을 때 한층 정제되어 있고 세련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강력한 브레이크 퍼포먼스에 대한 매력도 돋보인다.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네 바퀴에는 강력한 성능과 높은 한계를 추구하는 드라이빙 상황에서의 ‘완벽한 차량 제어’를 보장하는 강력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자리한다. 카본-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 디스크와 강력한 제동력을 보장하는 캘리퍼 시스템은 브레이크 시스템의 열이 오른 후에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확신’을 제공한다.
이토록 매력적인, 그리고 강력한 모습을 선보인 만큼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를 일상, 일반적인 도로가 아닌 차량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서킷 위에서 경험해보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탐 나는 존재’였던 것이다.
좋은점: 강렬한 퍼포먼스, 그리고 세련된 감성의 공존
아쉬운점: 수동 시트의 재미 그리고 약간의 귀찮음
V12 플래그십 GT의 진화,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는 말 그대로 매력적이었다. V12 엔진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주행 성능, 그리고 플래그십 모델로서의 여유, 그리고 GT 성향을 느낄 수 있는 드라이빙의 감성까지 모두 절묘하게 조합된 존재였다. 그리고 체감적인 만족감과 가치 또한 무척이나 치명적이고 매력적이었다.
그것이 바로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의 가치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AP오토모티브 / HDC 아이파크 몰 용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