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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얼음 대비한 염화칼슘이 ‘블랙아이스 사고’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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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얼음 대비한 염화칼슘이 ‘블랙아이스 사고’ 주범?

입력
2019.12.16 17:00
수정
2019.12.16 19: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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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영천고속도 사고 현장검증 가 보니

인근 매케한 냄새… 갓길 너머엔 당시 처참함 말하는 사고 잔해

14일 오전 염화칼슘 차량 동원 확인… 작업 관계자 행방이 묘연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km 지점 달산1교 부근에 사고 당시 잔해들이 갓길 너머에 널브러져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ilbo.com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km 지점 달산1교 부근에 사고 당시 잔해들이 갓길 너머에 널브러져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ilbo.com

주말 새벽 7명이 숨지고 28명이 중경상을 입은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아이스’(도로 표면에 생기는 얇은 빙판) 교통사고를 제설제인 염화칼슘이 유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수사 진행에 따라 향후 사고원인이 어떻게 드러날지 주목된다.

경찰과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관계자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16일 오후 2시 사고현장인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 지점 달산1교에서 통행을 1시간 정도 통제하고 현장검증을 벌였다.

합동조사단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4일 오전 4시쯤 결빙 등 위험 때문에 염화칼슘 살포 차량이 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현장의 기온은 영하 1.7도 정도였고 사고는 차량 출동 직후인 오전 4시41분과 4시48분쯤 발생했다.

하지만 사고 구간에 염화칼슘이 살포됐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로관리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결빙 우려가 높아지면서 사고 당일 새벽 4시부터 염화칼슘을 뿌리기 위해 차량들이 동원된 것은 맞다”고 말했지만 해당 구간에 염화칼슘이 뿌려졌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염화칼슘 작업을 한 관계자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에 따르면 염화칼슘은 1g당 14g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제습제로 보통 눈이 올 때 뿌리지만 기온이 내려가 물과 함께 얼면 오히려 블랙아이스 현상을 유발한다.

합동조사단은 사고 현장 도로 성분과 고속도로 관리용 폐쇄회로(CC)TV 영상, 주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해 염화칼슘 살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민자도로인 상주영천고속도로㈜ 관계자는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조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km 지점 달산1교 부근에 당시 사고 잔해들이 널브려져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ilbo.com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km 지점 달산1교 부근에 당시 사고 잔해들이 널브려져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ilbo.com

또 합동조사단은 이날 드론과 관측장비 등을 동원해 사고 지점 도로와 구조, 사고 흔적 등을 조사했다. 발생 57시간이 지났지만 사고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던 당시 흔적을 처참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차량 충돌과 전복 여파로 도로 곳곳이 함몰됐고, 화물트럭에서 튀어나온 공사자재, 차량 문짝, 옷가지 등이 가드레일 바깥에 널려 있었다. 흙과 폐유 등이 뒤섞여 뭉쳐진 갓길은 미끄러웠고, 일부 가드레일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매캐한 냄새가 아직도 현장 곳곳에 풍기고 있어 긴박했던 사고 당시를 짐작케 했다.

사고 현장에는 여전히 바람이 많이 불고, 웅덩이 등은 얼어있는 곳이 많아 블랙아이스가 발생하기 적합한 기후였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여기다 상주~영천고속도로의 햇빛이 닿지 않는 응달 구간엔 물기를 머금고 있는 곳이 많아 ‘블랙아이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였다.

합동조사단은 이번 사고가 블랙아이스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사고 유발요인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조사단은 특히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 3명의 DNA를 채취해 가족과 대조하는 한편 상주~영천고속도로㈜를 상대로도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했는지 조사 중이다.

임만춘 군위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장은 “현장검증에서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도로에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군위=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km 지점 달산1교 부근에 사고 당시 잔해들이 갓길 너머에 널브러져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ilbo.com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km 지점 달산1교 부근에 사고 당시 잔해들이 갓길 너머에 널브러져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ilbo.com
합동조사단이 16일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km 지점 달산1교 부근에서 당시 잔해들을 살펴보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ilbo.com
합동조사단이 16일 3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방향 26.4km 지점 달산1교 부근에서 당시 잔해들을 살펴보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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