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부담 가중… 관련 업계 생태계도 교란”
국내 음식 배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1위인 ‘배달의 민족’이 2, 3위 ‘요기요’와 ‘배달통’ 등을 운영하는 독일계 회사에 인수되는 것을 두고 자영업계 반발이 뜨겁다.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한 독일계 회사가 각종 비용을 인상해 자영업 위기와 소비자 부담을 늘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배달 수수료 인상은 물론 관련 산업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사무총장에 따르면 배달 앱 운영사들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대가로 식당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결제, 중개 등 수수료는 결재비용 대비 요기요 17.05%, 배달통 6.05%, 배달의 민족 3.03%다. 물론 배달원에게 지급되는 요금은 별도다. 여기에 배달 앱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 등록 비용이 또 든다.
독일계 회사가 국내 음식 배달 앱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면 경쟁 업체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수수료와 광고비를 올릴 것이라고 자영업 종사자들은 보고 있다. 임 사무총장은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률, 이런저런 기준을 들이대면서 가격이 올라갈 것이 뻔하다”며 “고스란히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식당 입장에서 배달 앱을 쓰지 않을 수도 없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음식을 시킬 때 배달 앱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사무총장은 “(배달 앱과) 거래를 하는 쪽에서 고객을 다 가져가 거래를 하지 않는 식당은 영업이 파괴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배달 앱 사용자들이 남긴 정보를 축적해 선호하는 메뉴 재료나 포장재 등을 독점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임 사무총장은 “이 데이터를 갖고 식자재 사업을 한다든지 포장 박스 사업, 반찬류 사업을 한다든지.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실행위원인 A씨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소비자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이용도 경고했다. 그는 “주문하면서 ‘깍두기 넣어주세요’라고 한 정보, 어디서 시켜 먹었는지, 카드 내역까지 다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요기요 등을 운영하는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지분을 매각(4조7,500억원)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DH는 40여개국에 28개 배달 앱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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