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희상 의장이 한국당 핑계 대며 연설 장소 변경”
국회의장실 “한국당 거론한 적 없어… 스웨덴 대사와 13일 협의 마쳐”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에 오는 19일로 예정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의 국회 연설이 유탄을 맞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한 스웨덴대사관 측에 “자유한국당의 행보가 우려돼 뢰벤 총리의 연설 장소를 변경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한국당은 15일 한∙스웨덴 의원 친선협회 회장인 정진석 의원이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대사로부터 받은 서한을 공개하며 “국회의장이 뢰벤 총리의 연설에 한국당을 걸고 넘어졌다”고 비판했다. 할그렌 대사는 서한에서 “이미 1,000명이 넘는 언론과 외국 대사들을 연설에 초대했다”며 “(연설 장소와 관련해) 신속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당의 국내외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스웨덴대사관에 확인해보니 스웨덴 총리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연설할 계획이었다”며 “그런데 문 의장은 연설 장소를 바꾸겠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한국당 행태 운운하며 핑계를 댔다”고 주장했다.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에 맞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의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로 영향을 받는 곳은 예결위 회의장이 아닌 본회의장인데 문 의장이 한국당 핑계를 대며 연설 장소 변경을 언급했다는 주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의장은 스웨덴대사관에 그런 의견을 전달한 적이 없다”며 “국회사무처가 대사관과 협의할 때엔 ‘국회 상황 상’ 장소를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을 뿐 한국당 문제는 거론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할그렌 대사는 지난 13일 사무처가 대체 장소로 제안한 국회도서관을 직접 방문한 후 이를 승낙했다고 한다.
뢰벤 총리는 오는 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갖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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