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최대 3400만명 달해… 정부 규제 감안 한 자릿수 될 듯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들이 내년 1월부터 갱신 시점을 맞는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대폭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율이 급상승한데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0% 이상 인상을 원하는 보험업계와 달리, 금융당국은 인상률을 억제할 움직임이어서 실제 인상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 전망이다. 실손보험은 대부분 주기적으로 계약 조건을 갱신하는 ‘갱신형’ 상품이어서 대다수 가입자들은 각자의 갱신 시점부터 보험료 인상을 적용 받게 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요율 검증을 마치고 1월 갱신을 앞둔 실손보험 고객들에게 보험료 인상을 고지했거나 고지를 준비 중이다.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기준 129.1%까지 부쩍 높아진 실손보험 상품 손해율을 근거로 15~20% 수준의 보험료 인상을 원하고 있다. 지난 11일 공ㆍ사 보험 정책협의체 회의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일명 문재인케어)으로 인한 2018년 이후 추가 실손보험금 지급 감소 효과가 0.6%에 그쳤고 △2020년도 실손보험료에 문재인케어의 반사이익을 반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보험사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인상폭을 정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을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최대 3,400만명에 이르는 만큼 정부는 실손보험료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1일 협의체 회의를 앞두고 “보험료 인상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비 축소와 보험금 누수방지 등 보험사의 자구 노력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당국이 ‘한 자릿수 인상’ 신호를 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가입자 개인마다 보험료 인상폭은 다를 수 있다. 실손보험료는 갱신 시 연령에 따라서 기본적으로 인상되고 여기에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인상폭이 추가 적용된다. 상품 유형별로도 인상률이 다르다. 가령 2017년 4월 이후 가입한 ‘신(新) 실손보험’은 올 상반기 기준 손해율이 92.6%로, 이전 상품 가입자에 비해 낮다.

보험사마다의 인상 수준도 다를 전망이다. 특히 전체 계약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의 경우 기업별로 보유계약의 세부 조건이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실손보험료 인상폭을 일괄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모든 상품 종류에 걸쳐 전반적으로 상승한 만큼 결국 가입자 대부분이 이번 보험료 인상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