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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잡음 없이 4대째 '장자 승계' 전통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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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잡음 없이 4대째 '장자 승계' 전통 이어가

입력
2019.12.15 17:17
수정
2019.12.15 20:4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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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LG家 가계도. 그래픽=강준구 기자
범 LG家 가계도. 그래픽=강준구 기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현 구광모 회장 이전 회장직을 맡았던 3대가 모두 세상을 등지게 됐다. 구씨와 허씨로 엮어진 데다, 대대로 자손이 많았던 탓에 LG는 국내 재벌 중에서도 가계도가 가장 복잡한 집안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인회 창업회장 때부터 특유의 유교적 가풍에 따라 장자 승계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오면서 큰 잡음 없는 세대교체를 때마다 이뤄내 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LG의 장자 승계 원칙은 1970년 구 명예회장 취임에서부터 시작됐다. 한 해 전인 1969년 12월 구인회 창업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동생인 구철회 당시 락희화학 회장이 금성사 부사장이었던 구 명예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장자승계’ 전통의 시위가 당겨진 것이다.

이후 25년간 그룹을 이끌었던 구 명예회장 역시 70세가 되던 1995년 회장직 승계를 선언했다. 럭키그룹의 사명을 LG그룹으로 바꾸고 그 해 2월 총수 자리를 장남인 고 구본무 회장에게 승계하면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것이다. 부친 때부터 내려져 온 ‘장자 승계의 원칙’을 지킨 것이자,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이뤄진 ‘무고(無故ㆍ아무런 사고가 없는) 승계’란 점에서 재계에는 신선한 파장이었다. 당시 구 명예회장은 “혁신을 성공시키겠다는 노력을 충실히 해 왔고 그것으로 나의 소임을 다했다”며 “젊은 경영자들과 10만 임직원에 대한 믿음이 있어 기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리를 넘기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 구본무 회장 역시 장자승계의 원칙을 고수했다. 바로 아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현재 회장을 2004년 양자로 들이면서 원칙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이어 2018년 5월 지주사인 ㈜LG의 사내이사로 구광모 당시 LG전자 상무가 추천되면서 4대째 장자승계는 비로소 공식화됐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직후인 2018년 6월 29일 이사회를 통해 ㈜LG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된 직후부터 그룹을 이끌고 있다.

LG그룹은 이 같은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면서 ‘승계 완료-형제들 계열사 독립’의 형식으로 그룹을 운영해왔다. LG화재해상보험(현 LIG화재)와 LS그룹(LS전선, E1, 극동도시가스)도 모두 이 같은 과정을 거친 분가의 결과물이었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 역시 희성그룹을 이끌고 분리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구자경 명예회장의 75세 생일 가족사진. LG 제공
구자경 명예회장의 75세 생일 가족사진. 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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