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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기업] “K뷰티의 위상 드높이겠다”…실리콘투(SILICON2) 손인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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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기업] “K뷰티의 위상 드높이겠다”…실리콘투(SILICON2) 손인호 부사장

입력
2019.12.15 10:05
수정
2019.12.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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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배송으로 115개국 소비자 만나

미디어본부 신설…콘텐츠 영역까지 사업 확장

실리콘투 손인호 부사장. 회사 제공
실리콘투 손인호 부사장. 회사 제공

실리콘투(SILICON2)는 국내 화장품을 온라인에 소개하고 판매하는 해외직배송 역직구몰 ‘스타일코리안’을 운영하는 유통 기업이다. 스타일코리안은 미국,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115개국 도소매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140여개 뷰티 브랜드의 1만개가 넘는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루 접속자 수만 10만여명에 달한다.

2002년 설립된 실리콘투는 반도체 유통업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2006년에는 ‘반도체 매출 2,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유통업의 본질에 대해 깊은 고심을 하게 됐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중간자 역할의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과 같았다. 재고 관리부터 마케팅, 운송, 판매에 이르기까지 유통의 핵심 역량을 10여년 넘게 쌓아온 실리콘투에게 K뷰티는 그간의 노하우를 살리면서도 수동적인 중간자 역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렇게 2012년부터 화장품 유통업을 시작해, 2016년 스타일코리안 플랫폼을 오픈하면서 완벽하게 사업 아이템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일코리안에 입점한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대기업보다는 중소∙신생기업 제품이 주를 이룬다. 기업 규모는 작지만 제품력은 탄탄한 이른바 ‘다윗형’ 뷰티 브랜드들이다. 실제로 스타일코리안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견인하는 브랜드들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인지도가 높고 인기도 좋다. 치열한 경쟁 탓에 국내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브랜드들의 인큐베이터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투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인도네시아, 칠레 등지에 법인과 물류센터를 확보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으며, 전 세계에 걸친 500여명의 파워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K뷰티의 외국 진출에 앞장서고 있다. 이 결과 2017년 40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520억원으로 급상승했고, 올해는 최대 7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실리콘투 사내에 마련된 뷰티 콘텐츠 스튜디오. 회사 제공
실리콘투 사내에 마련된 뷰티 콘텐츠 스튜디오. 회사 제공

최근 실리콘투는 K뷰티를 알리기 위해 미디어사업본부를 신설, 콘텐츠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PD와 마케터 등 유능한 인재를 영입했으며, 지속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해 지난 10월 사내에 뷰티 콘텐츠 스튜디오 두 곳을 열었다.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영상은 유튜브 채널 ‘뷰티쿠키(Beauty Cookie)’와 ‘숍케이(Shop K)’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손인호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어떤 점이 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생각하는가?

“국내 화장품 수출의 중국 비중이 50%(2018년 기준 42.4%,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가까울 정도로 기형적이다. 그러다 보니 2016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같은 중국 관련 무역 이슈가 있을 때마다 긴장할 수밖에 없다. K뷰티 1단계에서 중국 시장을 주로 겨냥했다면, 2단계에서는 그 저변을 다양한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단계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새로운 시장을 재빨리 선점한 것이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된 것 같다.”

-K뷰티의 위상이 세계적으로도 높아졌다고 평가하는가?

“우리나라의 화장품 개발 능력과 창의력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수준이다. AHC, 3CE 그리고 최근 닥터자르트까지 국내 토종 뷰티 브랜드들이 유명한 글로벌 기업들에 의해 거액에 인수되고 있는 것만 봐도 K뷰티의 높아진 위상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지금까지 중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지만, 다양한 시장을 상대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사실 나라별로 화장품 인허가 절차나 행정 절차가 많이 다르기에 한 브랜드가 외국에 진출하려면 품이 굉장히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다. 우리에게는 오랜 시간 유통업에 종사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있으므로 그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다. K뷰티의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 여러 브랜드와 함께 노력하겠다.”

-미디어사업본부를 신설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밀레니얼 세대들은 제품과 디지털 콘텐츠를 동시에 소비한다.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나 제품성뿐만 아니라 구매한 제품을 SNS에 공유하거나 리뷰 영상 콘텐츠를 확인하는 등 일련의 디지털 경험까지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제품성만으로 어필하기보다 제품을 활용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것이 K뷰티의 부흥에도 중요하다고 판단했기에 미디어사업본부 신설은 꼭 필요했다.”

-실리콘투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

“대표님이 ‘다 같이 먹고 살자’ ‘비겁하게 살지 말자’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경쟁이 극심한 환경 속에 있다 보니 칼자루를 쥐게 되면 상대방을 옥죄고 위협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유혹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눈앞의 이익만 쫓다 보면 당장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절대 지속해 나갈 수 없다. 훌륭한 제품들이 자금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장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생하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실리콘투의 목표는 무엇인가?

“K뷰티를 대표하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 외국 소비자들이 우리나라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김아람(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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