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 말 못하는 변실금, 적극 치료시 90% 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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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 말 못하는 변실금, 적극 치료시 90% 호전”

입력
2019.12.16 18:00
수정
2019.12.1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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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등 영향으로 여성에게 많이 발병

부끄럽거나 병인 줄 몰라 변실금을 제대로 치료하는 환자가 많지 않지만 치료하면 90% 정도가 효과를 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변실금은 자신도 모르게 대변이 항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증상이다. 항문 괄약근이 손상돼 항문을 죄는 기능이 약해지거나 괄약근을 조절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변의(便意)를 뇌에 적절히 전달하지 못해 생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변이 3개월 이상 배출되면 변실금으로 진단한다.

변실금 환자가 2010년 4,984명에서 2017년 1만560명으로 8년 새 2.1배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65세 이상에서 6~7명 중 1명이, 65세 이상 여성 4명 중 1명이 한 번쯤 경험한다. 출산 등의 원인으로 환자 3명 중 2명은 여성이다.

하지만 대한대장항문학회가 변실금 환자 10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병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35%가 변실금을 모르고 있었다.

병원을 늦게 찾은 이유로 ‘병인 줄 몰라서’가 49.4%나 됐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나고 얼마 뒤 병원을 찾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2.6%는 ‘1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무려 10년간 병원을 찾지 않았다는 환자도 23.6%이나 됐다.

이들이 병원을 늦게 온 이유는 ‘병이 아니라 생각해서’(41.1%), ‘치료되지 않는 줄 알아서’(23.2%), ‘부끄러워서’(23.2%), ‘나만 그런 줄 알아서’(12.6%) 등으로 답했다.

이석환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강동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은 “항문내압검사, 배변조영술,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대장내시경 등으로 변실금을 정확히 진단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86.7%가 증상이 호전된다”고 했다.

변실금 원인은 분만, 괄약근 손상, 당뇨병, 뇌졸중, 뇌종양 등 다양하지만 대체로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자가 많아지고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60세 이상 고령 환자가 전체 환자의 71.82%를 차지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치료법으로는 식이조절과 지사제류 약물요법, 지지요법을 병행한다. 지지요법은 환자를 이해하고 위로해 적응 능력을 높이는 일종의 정신요법이다. 분만·수술 등 과거 병력과 배변, 변실금 횟수 등을 자세히 기록해 정해진 시간에 배변하기 등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생활 방식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변실금 환자 대부분이 의사에게도 자세한 증상을 알리지 않아 지지요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밖에 비침습적 치료로 케겔운동,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이 있다. 바이오피드백은 미국·유럽에서 변실금 치료에 활발히 쓰이고 있다. 배변을 조절하는 골반과 괄약근의 수축·이완 과정을 모니터를 통해 환자가 직접 보고 들으면서 스스로 조절 기능을 높이도록 돕는다. 부작용이 없고 치료 효과도 아주 좋다.

또한 괄약근성형술, 주사요법, 인공괄약근 삽입, 척추신경자극술 등도 증상이 심각한 환자에서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거나 적용된다 해도 고가여서 실제로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고령사회로 변실금 환자는 늘고 있지만 인식이나 관리는 매우 미흡하다”고 했다. 조현민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변실금 증상이 있어도 환자가 모르거나 알더라도 치료되지 않는 병으로 여긴다”고 안타까워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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