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가 추진 중인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공론화위원회가 사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동안 특혜 논란을 빚고 있는 개발업체 ㈜자광 소유의 대한방직 부지가 공업ㆍ녹지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는데 정당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병철(전주5) 전북도의원은 13일 열린 제368회 정례회 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대한방직 공론화위원회 사업대상은 전주시가 추진하는 공공정책이 아닌 전체 용지의 93.9%(216.464㎡)의 사기업 소유부지 용도변경과 개발행위”라며 “사유지인 공업ㆍ녹지지역을 상업지역으로 변경, 특혜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정당화하고 합리화시켜 줄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공론화란 공공정책에 대한 공공갈등 해결을 위해 합의된 과정이고, 공공갈등은 공공정책을 수립하거나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의 충돌 및 관련 민원”이라며 “신고리 원전 등과 같은 국책사업이나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시책사업을 두고 민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운영되는 것이지 사기업의 개발행위에 적용돼야 할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자광은 지난해 11월 전주시에 일부 도유지와 시유지를 포함한 총 23만565㎡부지에 공동주택 3,000세대와 복합쇼핑몰, 430m 높이의 익스트림타워, 호텔, 문화시설 등을 건립하겠다고 제안했다. 전주시는 도시기본계획에 부합하지 않아 ‘수용불가’ 입장을 회신했다. 이후 자광은 3월 ‘전주타워복합개발’ 정책제안서와 5월 일부 변경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의 변경을 요구해왔다.
전주시는 개발을 둘러싸고 각종 특혜 논란과 지역사회 갈등이 일자 해결 방안으로 공론화위 구성을 추진 중이며 관련 예산 1억8,000만원을 확보했다. 개발 여부가 시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론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개발 방향과 개발이익 환수 등을 다룰 예정이다.
이 의원은 “공론화위 운영시 공업지역이 상업용지로 탈바꿈하는 특혜를 합리화시켜주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당시 상업지역 감보율을 적용 받아 토지의 75.3%를 기부 채납한 토지주들과의 형평성에도 배치된다”며 “대한방직 외의 다른 공업지역이나 자연녹지를 소유한 토지주들이 상업지역으로 변경 요청하는 민원이 폭주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도시기본계획 상업용지 변경은 전북도 소관업무인데다, 막대한 예산까지 투입해 공론화위를 열어 그 책임을 도에 떠넘겨 기관간 도민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전주시는 이 같은 행태를 중단하고 법과 형평성에 맞는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개발업체 계획대로 공동주택과 호텔, 쇼핑몰, 복합시설 등이 들어설 경우 발생할 교통대란의 사회적 비용이 개발이익보다 커 이익은 사업자에게 돌아가고, 그에 따른 비용과 고통은 도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며 “도는 도시기본계획 승인 신청시 위법ㆍ부당함과 탈법적 행위, 형평성을 무시한 특혜는 없는지 철저하게 살피고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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