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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 “성년 후견인 지정 등 치매 미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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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 “성년 후견인 지정 등 치매 미리 대비해야”

입력
2019.12.15 16:00
수정
2019.12.15 19: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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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임기 마치며 “치매 대비” 강조

지난 9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중앙치매센터에서 만난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은 오는 31일로 8년간의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조소진 기자
지난 9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중앙치매센터에서 만난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은 오는 31일로 8년간의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조소진 기자

“치매가 심각한 병인 건 알면서도 정작 본인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많지 않죠. 그런데 80세 이상은 4명 중 1명이 치매 환자거든요. 예방만큼 치매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할지 미리 준비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김기웅(55)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치매에 대한 인식이 더 확산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그는 국내에서 손 꼽히는 치매 전문가다. 2012년 중앙치매센터 초대 센터장에 임명된 이후 한번 연임해 센터를 이끌었다. 오는 31일이면 8년의 임기를 마친다.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중앙치매센터에서 만난 그는 “치매는 내 일이라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괜히 겁주는 소리가 아니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치매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다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생기는 전체 발병 요인을 사람이 제어하는 건 불가능하다. 현재 국내 치매환자는 약 76만명인데 고령화가 가속화하며 환자 증가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김 센터장은 “연구 결과를 보면 국내 치매환자는 2050년까지 4.3배 증가할 걸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의 2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인이나 가족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80세 이상이면 4명 중 1명, 90세 이상은 2명 중 1명꼴로 걸린다”며 “결혼한 부부라면 양가 부모 중 무조건 한 명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100%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중앙치매센터에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8년의 임기를 마치는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이 뇌 MRI 사진을 확인하고 있다. 조소진 기자
지난 9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중앙치매센터에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8년의 임기를 마치는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이 뇌 MRI 사진을 확인하고 있다. 조소진 기자

이처럼 치매는 바로 옆에 있는데도, 준비가 전혀 안돼 있다 보니 막상 닥치면 우왕좌왕하기 마련이다. 그는 “치매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하면 피해를 적게 받으면서 여생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치료 비용을 위해 보험에 가입하거나, 성년후견인 제도를 활용해 건강할 때 미리 후견인을 정해두는 것도 그가 추천한 치매 대응 방법이다.

김 센터장은 중앙치매센터 설립 이후 치매예방과 관리가 진일보했다고 자평하면서도 돌봄프로그램이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지역과 가정에서 가장 어려운 환자가 정신행동증상이 심한 치매환자”라며 “치매안심요양병원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금은 양적으로 턱없이 부족하고 운영방식도 보완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우리 사회가 보다 치매 친화적인 사회가 돼야 하다고 강조했다. ‘치매친화 슈퍼마켓’도 대안의 하나다. 치매환자로 등록된 이가 물건값을 제대로 못 내면 보호자에게 대신 청구하는 식이다. 길 잃은 치매환자를 특정 장소로 보내는 ‘치매친화 운동조합’도 같은 성격이다. 김 센터장은 “누구나 치매 걸린 부모를 모실 가능성이 커진 만큼 치매에 마음을 열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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