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두고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한다”고 진단했다. 11월 이후 두 달째 ‘부진’이라는 단어는 뺐으나 여전히 바닥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ㆍ건설투자가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그린북 4~10월호까지 7개월간 우리 경제 상황을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11월호에서 ‘성장 제약’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오고 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현재 모습을 가장 정확히 나타내기 위해 지난달부터 표현을 바꾼 것”이라며 “아직까지 바닥을 찍었다거나 반등한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세계 경제가 동반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의 향방,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회복 시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서명했다는 소식에 대해 홍 과장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직접적으로는 중국을 통해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 경로상의 악영향, 간접적으로는 세계 둔화 가속화 등 큰 부정적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올해 남은 기간 이월ㆍ불용 최소화 등 재정 집행과 정책금융, 무역금융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다음주 발표할 예정인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경기 반등 모멘텀 마련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0월 산업생산을 보면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성장했지만 광공업 생산은 1.7% 감소해 전 산업생산도 0.4%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0.8% 감소한 반면 건설투자는 1.7% 증가했다.
경제 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9로 한 달 전보다 2.3포인트 올라 7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회복했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한 74를 나타냈다. 10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 하락한 99.4를 기록했지만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9월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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