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구단, ‘환불 불가’ 약관 수정하기로
기아타이거즈는 환불 관련 약관 신설… SK와이번스는 이미 환불 가능
프로야구 연간 시즌권은 최고 천만원대까지 넘나들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환불을 받기가 힘들다. SK와이번스 구단을 뺀 모든 야구단에 환불 관련 규정이 없거나 시즌 시작 뒤에는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조항을 약관에 반영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약관 수정을 통해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시즌권을 환불 받을 길이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로야구 10개구단 중 약관에 연간 시즌권 ‘환불 불가’ 조항이 있는 8개 구단이 불공정 조항을 고쳐, 내년부터는 시즌 개막 이후에도 환불이 가능하게 됐다고 12일 밝혔다. 환불 조항이 없는 기아타이거즈도 환불이 가능하도록 약관을 신설해, 모든 구단의 시즌권 환불이 가능해진다.
현재 프로야구 전 구단이 연간 시즌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각 구단별 최고가는 220만9,000원(롯데자이언츠 중앙 탁자석)~1,734만7,000원(SK와이번스 미니스카이박스)에 이른다. 현재 환불이 가능한 SK와이번스 시즌권을 제외한 최고가는 기아타이거즈 중앙테이블석(677만2,000원), 한화이글스 VIP커플석(650만원) 순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산베어스와 LG스포츠 약관에는 환불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6개구단(△서울히어로즈 △NC다이노스 △롯데자이언츠 △한화이글스 △삼성라이온즈 △케이티스포츠) 약관에는 구매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시즌이 열리면 환불이 불가하다는 조항이 반영돼 있다. 기아타이거즈 약관에는 환불 관련 조항조차 없다.
공정위는 시즌 개막 이후, 혹은 구단이 임의로 정한 기간이 지난 뒤 구매 취소나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조항은 약관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연간시즌권은 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에 해당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 조사 진행 과정에서 8개 구단은 시즌 개막 이후에도 환불이 가능하도록 약관을 자진 시정했고, 기아타이거즈 구단도 관련 약관을 신설했다. 이에 내년 시즌권 판매부터는 새로운 약관이 적용된다.
각 구단의 수정 약관에 따르면 시즌 개막 뒤 시즌권을 환불하면 위약금(10%)과 진행한 경기수에 비례한 티켓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불한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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