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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우세 속 노동당 막판 추격… 브렉시트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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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우세 속 노동당 막판 추격… 브렉시트 운명은

입력
2019.12.11 18:26
수정
2019.12.11 20:5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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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직전 조사서 보수당 압승 전망

노동당 선전할 경우 브렉시트 새 판

12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0일 맨체스터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맨체스터=EPA 연합뉴스
12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0일 맨체스터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맨체스터=EPA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ㆍ브렉시트)의 운명을 가를 조기총선이 12일(현지시간) 치러진다. 현지에선 브렉시트 강행을 추진해온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EU와의 합의대로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지난 9월 “브렉시트가 아니면 죽음을”이라고 외쳤던 보리스 존슨 총리의 뚝심이 일단 먹히고 있는 것이다. 지금으로선 만만치 않은 노동당의 추격 속도만이 마지막 변수다.

영국 BBC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총선을 하루 앞둔 11일 공개한 마지막 예측 조사 결과 보수당은 하원 전체 650석의 과반을 훌쩍 넘는 339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2017년 총선 당시 317석보다 22석이나 많은 규모다. 브렉시트에 회의적인 노동당은 보수당보다 100석 이상 뒤쳐진 231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자유민주당 15석, 스코틀랜드독립당(SNP) 41석, 웨일스민족당 4석, 녹색당 1석 등의 순이었다.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4년 새 세 번째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사실상의 ‘브렉시트 선거’로 여겨져 왔다. 지난 7월 취임한 존슨 총리는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EU와의 재협상을 통해 새로운 브렉시트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새 합의안마저 하원의 벽에 부딪히자, 곧바로 조기총선 카드를 빼들었다. 하원 의석 과반을 확보해 브렉시트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승부수였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대로 보수당이 압승을 거둘 경우 영국은 브렉시트 합의안의 하원 통과를 거쳐 예정대로 1월 31일 EU를 떠날 공산이 크다. FT는 “여론조사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면 이번 총선은 최근 30년 내에 치러진 선거 중 ‘가장 압도적인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보수당 내부에선 여전히 2017년 조기총선의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시에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끌던 보수당의 압승이 점쳐졌지만 결과는 과반 확보 실패였다. 이후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은 번번이 하원 문턱에서 좌절을 맛봐야 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보수당과 노동당 간 격차는 실제 빠르게 좁혀져 왔다. 유고브의 지난달 27일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이 각각 359석, 21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11일 공개된 결과와 비교하면 불과 2주만에 두 당의 격차가 148석에서 108석으로 줄어든 것이다. 보수당이 과반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어느 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이른바 ‘헝(Hung) 의회’가 탄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식지 않는 이유다. 보수당 선거캠프 관계자는 “우리는 실제 또 다시 ‘헝 의회’를 탄생시킬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한다면 브렉시트는 그야말로 새 판에 오르게 된다. 내년 1월 브렉시트 추진 동력은 크게 떨어지고, 존슨 총리의 국정 운영 동력도 상당 부분 타격을 입게 된다. 노동당은 제3당인 SNP와 손잡고 그간 예고해온 대로 브렉시트 의향을 국민들에게 다시 묻기 위한 제2 국민투표를 추진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영국은 EU 탈퇴냐 잔류냐를 둔 극심한 내홍에 다시 휩싸일 수밖에 없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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