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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대표작가 박상영ㆍ김초엽ㆍ장류진”… 한국문학, 넓어지고 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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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대표작가 박상영ㆍ김초엽ㆍ장류진”… 한국문학, 넓어지고 젊어진다

입력
2019.12.12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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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문학계 72명에 설문조사]

2010년대 한강ㆍ김애란ㆍ황정은, 사회적 이슈 형상화

2020년대, 퀴어ㆍSFㆍ먹고사니즘 등 지평 확장 기대감

[저작권 한국일보]72명의 한국문학 편집자과 작가들이 꼽은 2010년대와 202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
[저작권 한국일보]72명의 한국문학 편집자과 작가들이 꼽은 2010년대와 202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

2010년대가 ‘한강ㆍ김애란ㆍ황정은’의 시대였다면, 다가올 2020년대는 ‘박상영ㆍ김초엽ㆍ장류진’의 시대가 되리란 전망이 나왔다. 이 결과를 두고 단순히 ‘유망 작가’를 꼽아보는 것을 넘어, 한국문학의 판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자료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6명의 작가가 각각 2010년대, 그리고 2020년대 ‘한국문학의 얼굴’로 지목됐다. 알라딘은 최근 2010년대 한국문학에 대한 결산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2010년대와 2020년대 한국문학을 대표할 만한 작가를 뽑아 달라 요청했다. 출판사의 한국문학 담당 편집자, 그리고 현역 시인과 소설가 등 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작가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최종 3인으로 꼽힌 2010년대 ‘한강ㆍ김애란ㆍ황정은’, 2020년대 ‘박상영ㆍ김초엽ㆍ장류진’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문학적 정체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72명의 한국문학 편집자와 작가들이 꼽은 '201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 왼쪽부터 한강, 김애란, 황정은 작가.
72명의 한국문학 편집자와 작가들이 꼽은 '201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 왼쪽부터 한강, 김애란, 황정은 작가.

한강은 5ㆍ18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로 청산되지 않은 역사를 호명해냈다. 황정은은 세월호 참사와 촛불집회 등 최근 몇 년간 한국사회를 할퀸 사건을 소설에 반영했다. 김애란 또한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으로 특징되는 이른바 ‘88만원 세대’의 상실과 좌절을 특유의 정서로 포착해낸 작가로 꼽힌다. 2010년대를 대표하는 이들 작가들의 공통점은 정치사회적 이슈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적극적이라는 부분이다.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윤리적 태도나 정치적 감각처럼, 이전 세대에서 진지하게 다룬 문학적 미덕을 계승하면서도, 김애란은 따뜻한 유머로, 황정은은 여전한 계급 감각과 사회적 분노로 각기 다르게 표현해낸 것이 이들의 특징”이라며 “앞선 시대와 확실히 구분되면서도 중요한 가치는 계승했다는 점에서 2000년대와 2020년대를 잇는 작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0년대 한국문학의 얼굴이 될 것이라 지목 받은 작가들은 결이 좀 다르다.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주목받은 박상영은 “퀴어 문학의 기념비적인 성공작”이란 평을 받았다. SF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낸 김초엽은 “대중적이며 감동적인 SF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작가”라는, 판교밸리의 일상을 그려낸 ‘일의 기쁨과 슬픔’의 작가 장류진은 “일과 사랑, 이해와 관계에 대해 쓰는 신리얼리즘의 대가”라는 극찬을 받았다.

72명의 한국문학 편집자와 작가들이 꼽은 '2020년대를 대표할 작가'. 왼쪽부터 박상영, 김초엽, 장류진 작가.
72명의 한국문학 편집자와 작가들이 꼽은 '2020년대를 대표할 작가'. 왼쪽부터 박상영, 김초엽, 장류진 작가.

이런 평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들 작가들은 그 전까지는 순문학과 거리가 멀다는 얘기를 들어왔던 퀴어, SF, ‘먹고사니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이런 작가들이 2020년대 한국 문학의 대표 얼굴로 꼽히는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된다.

하나는 이들 작가들이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노태훈 문학평론가는 “퀴어, SF, 페니미즘 등 ‘새로운 이야기’들은 별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상호 교류하는 가치”라며 “세 작가가 동시에 함께 호명됐다는 점은 문학장 안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최근 10년간 한국문학 독자층이 젊어졌다는 사실이다. 알라딘의 ‘2010~2019 한국문학 독자들의 성ㆍ연령별 통계’에 따르면, 30대 독자는 32.7%(2010년)에서 27%(2019년)로, 40대는 33.2%(2010년)에서 26.7%(2019년)로 줄었다. 반면, 20대 독자는 20.5%(2010년)에서 26.8%(2019년)로 늘었다. 강지희 문학평론가는 “그 동안 한국문학을 구성해온 기본 인간형이 젊은 직장여성, 대도시 속 퀴어, 미혼모, 장애인 등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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