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법외노조 취소와 해고자 원직복직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내린 ‘법외노조’ 통보처분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대법원장 등 13명의 대법관이 참여하는 합의체)에서 내려지게 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이 사건을 두고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대법원이 엄격한 잣대로 들여다 보겠다는 취지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소송 사건을 최근 전합에 회부하고 19일 첫 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6년 2월5일 대법원에 접수된 이 사건은 지금까지 대법관 4명이 참여하는 소부(3부)에 계류돼 있었으나, 대법원은 4년만에 이 사건을 전합에서 결론 내리기로 했다.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통일적인 법 해석이 필요한 사건은 전합에서 심리하게 돼 있다. 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높고 교육공무원에 대한 노동 3법의 보장범위를 어디까지 할 지 등 우리 사회의 근본 가치에 대한 쟁점이 있어 전합에 회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용부가 2013년 10월 조합원 자격이 없는 해직 교사들을 제외하라는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전교조에 대해 교원노조법상 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법외노조 통보를 하면서 법정소송이 시작됐다. 재판에서 쟁점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근거가 된 시행령 조항을 근거로 헌법상 단결 등을 침해한 것이 위헌인지 △교원노조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했더라도 노조의 실질적인 자주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상 법외노조로 볼 수 있는지 등이었다. 하급심에서는 모두 전교조가 패소했다.

다만 전교조가 별도로 냈던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 소송’에선 4번중 3번의 재판에서 전교조가 승소했다. 2013년 11월과 2014년 9월 열린 1ㆍ2심은 모두 전교조의 효력정지 신청을 인용해 당분간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도록 했다. 2015년 6월 대법원이 이를 파기환송했으나 다시 열린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10부 김명수 부장판사(현 대법원장)는 2015년 11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를 깨고 다시 전교조의 손을 들어줬다.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은 이 과정에서 법원행정처 판사에게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문건을 작성토록 지시하고 재판장 교체 등의 대응책 마련을 검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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