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계대출도 두 달 연속 7조원대 급증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주택 매매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도 두 달 연속 7조원대 급증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전월(+7조2,000억원)과 비슷한 7조원으로 집계됐다. 2015~17년 가계대출 급증 시기의 11월 평균 증가액(7조7,000억원)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치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월 평균 3조원대 중반이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서울 집값이 지난해 9ㆍ13 부동산 대책의 여파에서 벗어나 반등한 하반기 들어 급격히 커지며 8월, 10월, 11월에 모두 7조원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4조9,000억원, 전세자금 대출 포함)이 5조원 가까이 불어 지난달 가계대출 급증을 이끌었다. 지난해 12월(+14조9,000억원) 이래 최대 증가액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과 입주 물량 증가로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가 늘어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세자금 대출도 전체 주택담보대출에 비례해 늘어나는 추세인데, 시장에선 전세대출 상당수가 주택 매매자금 조달 용도로 쓰인다고 보고 있다.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2조1,000억원)은 전월보다 4,000억원 가량 덜 늘었다.
한편 은행권 기업대출은 지난달 5조9,000억원 늘었다. 전월 증가액(+7조5,0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예년 같은 달(3년 평균 3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다. 이 가운데 5조1,000억원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분이고, 그 절반(2조6,000억원)은 개인사업자 몫이었다.
정부의 주택대출 억제 정책, 내년 신(新)예대율 규제 시행 등으로 가계대출이 여의치 않아진 은행권이 자금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자를 상대로 대출에 적극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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