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300인 미만 기업의 주 52시간제 적용과 관련해 일시적 업무량 증가로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전날 국회 예산안 통과를 두고 홍 부총리 탄핵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선 “위법이 없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7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29차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특별연장근로인가 사유에 기존의 ‘자연재해’ 이외에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일시적 업무량의 대폭적 증가 대응’, ‘연구개발’ 등을 포함토록 내년 1월까지 시행규칙을 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50~299인 기업이 주 52시간제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하겠다”며 “구인난과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신규 채용 인건비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 신설하겠다”고 했다. 외국인력 지원을 확대해 업종별 특화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선 “국회선진화법 마련 이래 가장 늦게 국회에서 확정됐다”며 “정부는 예산배정계획, 예산 조기집행 계획 등 후속조치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고 최대한 촘촘하게 사전 준비를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등 민생법안, 여야가 합의한 데이터 3법, 소재부품장비특별법, 벤처투자촉진법 등 많은 경제활력 법안들이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를 향해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자유한국당이 그에 대한 탄핵 소추안 발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요건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탄핵 소추는) 국회가 판단할 일”이라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게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당은 본회의에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 예산안 수정안이 통과된 것을 규탄하며 홍 부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52시간제 안착을 위한 보완대책 외에도 △2020년 경제정책방향 △인공지능(AI) 국가전략 △BIG3 분야 중소ㆍ벤처기업 혁신성장 지원 전략 등이 논의됐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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