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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경쟁자 사이에서 대형·3열 SUV의 미덕을 선사하는 존재, 쉐보레 트래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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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경쟁자 사이에서 대형·3열 SUV의 미덕을 선사하는 존재, 쉐보레 트래버스

입력
2019.12.1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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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는 대형, 그리고 3열 SUV의 가치를 제시한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대형, 그리고 3열 SUV의 가치를 제시한다.

지난 9월 한국지엠은 픽업 트럭 모델인 ‘쉐보레 콜로라도’에 이어 미국의 감성이 진득하게 풍기는 대형 3열 SUV, 쉐보레 트래버스를 선보이며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연한 상황이었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의 성장하며 쌍용 G4 렉스턴이 꾸준한 활약과 고급화에 초점을 맞춘 현대 팰리세이드의 등장은 물론이고 기아 모하비의 재단장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대형 SUV와 3열 SUV의 주요 고장이라 할 수 있는 쉐보레가 움직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어느새 세련미를 갖춘 디자인은 물론이고 동급에서 가장 큰 체격, 그리고 넉넉한 공간과 그 동안 GM이 선보였던 ‘기본기’에 대한 재정비를 마친 쉐보레 트래버스는 과연 어떤 가치와 매력, 그리고 설득력을 보유하고 있을까?

압도적인 체격이 돋보이는 존재

쉐보레 트래버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면 ‘대형 SUV’의 존재라는 점이다. 실제 한국지엠 스스로도 일반적인 SUV라고 하지 않고 동급에서 가장 큰 그 체격을 기반으로 ‘슈퍼-사이즈’라는 표현을 숨김 없이 사용하는 모습이다.

5,20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2,000mm와 1,785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대형 SUV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수치다. 나아가 전장에 있어서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GM 그룹의 SUV 중 플래그십 사양으로 자리 잡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5,185mm) 보다도 긴 수치다.

이러다 보니 팰리세이드(4,980mm)나 모하비(4,930mm)는 견주기 부족한 모습이며 5,050mm까지 전장을 늘린 포드의 새로운 익스플로러를 가져와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이렇게 큰 체격이지만 디자인에서도 나름대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디자인을 갖춰 지루함을 덜어낸 모습이다.

실제 대담하고 강인한 프론트 그릴과 날렵하게 다듬어진 헤드라이트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기 적합한 모습이다. 특히 프론트 그릴의 경우에는 차량의 트림이나 옵션 등에 따라 시각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고, 또 선택할 수 있다.

후면이 조금 단순하고 단조로운 느낌이지만 측면에서는 3,073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 위에 느껴지는 스포티한 감성은 물론이고, 큼직한 알로이 휠이 연출하는 시각적인 매력 또한 빠지지 않는 어필 포인트일 것이다. 한편 시승 차량의 경우에는 루프랙 등이 장착되어 있는 차량이었는데 조금 더 역동적이고 액티브한 감성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최근 자동차를 구분하고 체격 만으로 분류하기에는 워낙 고려할 것이 많아진 세상이 되었지만 그럼 상황 속에서도 쉐보레 트래버스는 압도적인 전장 아래 대형 SUV의 대담하고 선 굵은 존재감을 그 무엇보다 명확하고 강렬하게 어필하고 있다.

넉넉한 공간이 자아내는 편안함

자동차를 바라 보는 시선은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 사실이다. 트래버스는 자동차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 중 ‘일종의 소비재’ 혹은 ‘이동 수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차량과 비교하더라도 공간과 거주성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좌우대칭의 대시보드와 큼직한 센터페시아를 기반으로 한 1열 공간과 독립된 캡틴 시트를 통해 여유를 강조한 2열, 그리고 풀 사이즈 시트를 통해 성인 탑승자에 대비한 3열 공간까지 말 그대로 ‘넓은 거주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SUV의 성격보다는 MPV의 성격이 조금 더 도드라졌던 초대 트래버스의 영상, 그리고 3열 SUV에 대한 정서가 대중적인 미국 시장이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덕분에 트래버스는 3열 시트에도 성인 남성이 앉을 수 있는 여유를 더하게 됐고, 이는 경쟁 모델들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매력이 되었다. 참고로 이러한 특성 덕에 트래버스는 일반적인 대형 SUV에 그치지 않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여러 사람을 태울 수 있는’ MPV의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는 존재가 됐다.

한편 넉넉한 공간은 단순히 탑승 공간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다.

2+2+3 구조의 시트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651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이 확보되며 큰 체격 덕에 긴 짐을 ‘세워서’ 적재할 수 있는 여유를 갖췄다. 여기에 3열과 2열 시트를 폴딩할 때에는 각각 1,636L와 2,780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니 ‘경쟁자를 압도하는’ 모습인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면 매력적이겠지만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국내 대형 SUV들이 워낙 다양한 편의 사양들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모두 헤아려 보면 트래버스의 꼼꼼함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며, 또 소재나 디테일의 ‘연출력’에 있어서도 국산 차량에 비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100% 수입 차량이라는 걸 생각하고, 가격적인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모습이라 판단된다. 게다가 편의기능이 다소 부족하다 하더라도 어지간한 편의 및 안전 사양이 탑재되어 있고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나 오랜만에 마주한 시크릿 큐브 등의 존재감 등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외면할 수 없는 V6 엔진의 존재

쉐보레 트래버스의 보닛 아래에는 GM이 자랑하는 ‘하이-피처’ V6 엔진의 최신 사양이 자리한다.

GM 그룹 내 브랜드의 특성에 맞춰 조율되어 캐딜락, GMC, 뷰익 그리고 쉐보레 등에 장착되는 이 엔진은 성능은 물론이고 질감, 그리고 효율성에서도 출중한 경쟁력을 확보한 엔진이다. 실제 트래버스의 경우에는 최고 출력 314마력과 36.8kg.m의 토크를 내도록 조율되었었다.

이 V6 3.6L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함께 새로운 9단 하이드라매틱 자동 변속기, 그리고 스위쳐블 AWD 시스템이 조합되어 네 바퀴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복합 기준 8.3km/L의 효율성을 확보했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7.1km/L와 10.3km/L을 확보했다. 이러한 수치는 차량의 체격이나 2,090kg에 이르는 공차 중량, 그리고 제원 상 성능 등을 고려하였을 때 ‘합당한 수치’라 생각된다.

기본부터 쌓아 올린 매력적인 SUV

쉐보레 트래버스의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시트에 몸을 맡기면 가장 먼저 넓은 시야가 눈에 들어온다. 전고가 높고, 또 시트 포지션이 어느 정도 높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룸미러와 겸용이 가능한 ‘리어 뷰 카메라 미러’가 그 주인공이다.

캐딜락의 여러 차량들을 통해 먼저 그 가치를 선보였고, 또 카마로 SS 등에도 적용되어 그 매력을 어필했던 리어 뷰 카메라 미러는 실내가 아닌 차체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로 차량 뒤쪽의 시야를 밝혀준다.

그 덕에 탑승자 및 적재물로 인한 룸미러의 시야 방해가 없고, 넓은 시야 덕분에 주행의 편의를 돕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패널에 대한 적응만 마친다면 최고의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실제 유리가 아닌 디스플레이 패널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궁합'이 안 맞는 이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을 것 같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만큼 시동 이후 정숙함을 누릴 수 있다. 진동이나 소음도 잘 억제되어 있어 ‘역시 가솔린 SUV’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자연흡기 엔진의 부드러운 반응과 함께 배기량 대비 출중한 성능이 연이어 전개되며 높은 만족감을 자아낸다.

이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하비 더 마스터나 G4 렉스턴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매끄러움이며 비슷한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현대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더라도 확실히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다. 특히 엔진의 '필링'이라 할 수 있는 회전 질감이나 RPM 상승에 따른 엔진 사운드의 전개 등에 있어서 훨씬 매끄럽고 '높은 완성도'가 느껴진다.

기우라 할 수 잇곘지만, 처음에는 2톤이 넘는 공차 중량인 만큼 디젤 엔진의 높은 토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막상 트래버스의 V6 엔진은 부드럽고 직관적인 출력 전개를 통해 발진 가속부터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상황에서 거침 없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면 '이래서 SUV는 가솔린이지'라는 말이 괜히 있다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특히 고회전 영역까지 엔진을 회전시킬 때 전해지는 엔진의 매끄러움과 십여 년 전부터 이어져 온 GM V6 엔진 특유의 시원스러운 펀치감은 비슷한 체급의 국산, 그리고 수입 SUV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9단 변속기는 주행 내내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변속 질감이나 속도, 그리고 변속 후의 충격 등이 무척이나 부드럽고 여유롭게 다듬어져 있어 주행 내내 ‘변속기의 개입’을 쉽게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급가속을 할 때 킥 다운을 그리 즐기지 않는 ‘미국차’의 전형적인 모습을 드러낼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문제점’은 도드라지지 않았다.

주행을 이어가면 트래버스의 가장 큰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초대 트래버스가 MPV의 성격이 많이 반영되어 있던 것처럼 트래버스 또한 어느 정도 탑승자의 편안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GM 특유의 견고한 차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포용력을 키운 서스펜션의 조합을 통해 승차감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흔히 GM의 차량이 단단하고 명확한 움직임을 연출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러한 인식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이는 3열 시트가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탑승자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덕분에 주행 초기에는 약간의 적응이 필요하지만 적응 후에는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는 대형 SUV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함께 견고한 차체를 기반으로 한 일체된 주행 감각과 신뢰도를 높이는 브레이크 성능과 그 지속성, 그리고 가볍지만 운전자의 의지와 그 의지에 대한 피드백을 전하는 스티어링 휠 감각 등은 흔히 알고 있는 ‘전형적인 GM’의 모습이 드러난다.

실제 이러한 요소들 덕분에 트래버스의 스티어링 휠을 잡고 주행을 해보면 ‘생각했던 것’에 비해 차량이 조금 더 작게 느껴지기 때문에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가 느껴지는 만족감은 높은 편이며 또 차량에 대한 부담은 더욱 줄어들기 때문에 주행을 하는 내내 차량의 셋업과 성격에 대해 동의를 하는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쉐보레 트래버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강인한 섀시와 함께 우수한 파워트레인, 그리고 일상을 벗어난 험로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한 스위쳐블 AWD 시스템 등의 조합을 통해 우수한 견인력을 갖고 있다. 실제 쉐보레 트래버스의 경우에는 순정 사양에서 2.2톤에 이르는 탁월한 견인력을 갖췄다. 이는 현대 팰리세이드의 공식적인 견인력, 750kg에 비교하자면 약 3배에 이르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좋은점: 동급 최대의 체격과 공간, 그리고 V6 엔진과 GM의 기본기가 선사하는 가치

아쉬운점: 겉으로 드러나는 연출의 부재, 그리고 기본기를 평가절하하는 국내의 시장 정서

대형 SUV, 3열 SUV 시장의 매력적인 존재

GM의 경험과 기술이 담긴 섀시 위에 매력적인 파워트레인 구성과 AWD 시스템이 합을 이뤄냈고, 동급 최고 수준의 거주성과 공간을 확보했다. 여기에 일상은 물론이고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매력을 갖춘 것이 바로 쉐보레 트래버스일 것이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국산 대형 SUV 시장에서는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가치와 ‘V6 엔진의 매력을 누릴 수 있는 SUV’이며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는 가장 공격적이면서도 AS 채널 부분에서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SUV라 할 수 있다.

즉, 소비자가 쉽게 외면하기 어려운 선택지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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