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북한과 왜 저렇게 가깝냐” 발언도
북미 간 대화 정국이 열리기 이전인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민간인 소개령(疏開令) 발령을 지시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소개 작전은 적대국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전제한 조치다. 취임 초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북한을 적대시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미국 CNN방송에서 안보분야 해설가로 활동하는 피터 버건은 10일(현지시간) 공개한 신간 ‘트럼프와 장군들 : 혼돈의 비용’에서 취임 초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 수준을 보여 주는 몇 장면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9월 초 폭스뉴스를 시청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팀에 갑자기 “미국 민간인들이 한국을 떠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당시 뉴스에는 미국이 대북 군사작전을 펼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주한미군 가족들을 한국에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안보전문가의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있었다. 뉴스를 보다가 즉흥적으로 민간인 소개령을 지시한 것이다. 백악관 고위관리가 “한국 주식시장 붕괴와 70년이 넘은 동맹을 따돌리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라(Go do it)”고 다그쳤다.
앞서 같은 해 4월 대북 브리핑을 받던 트럼프 대통령이 위성사진 속 북한을 알아보지도 못한 일화도 소개됐다. 밤에 촬영된 한반도 위성사진은 통상 한국과 중국은 불빛으로 환하지만 북한은 깜깜하다. 이를 본 트럼프 대통령이 “저 부분(북한)은 바다냐”고 물었고, 심지어는 “서울이 왜 저렇게 북한과 가깝냐”면서 “그들(한국인)은 이사를 가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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