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는 증오의 깃발” 한국 트윗에…日 “극히 유감” 항의
욱일기(旭日旗)를 두고 한일 양국 정부간 미묘한 신경전이 또 벌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식 트위터에 올린 “욱일기는 증오의 깃발”이라는 글에 일본 정부가 항의하고 나서면서다.
10일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이날 오전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해당 글과 관련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9일 한국 외교부에 “일본의 입장과 지금까지의 노력에 상반돼 극히 유감이다”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일 문체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욱일기에 반대하는 해시태그 운동 ‘#BanTheFlag’(밴더플래그)을 시작했다. 욱일기에 관해 “일본 내 혐한시위 등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 현장에서 사용되는 깃발”이라며 “세계 평화와 화합의 장인 올림픽에 욱일기가 응원기로 사용되어선 안 된다”는 설명도 부연했다.
이에 트위터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는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한 누리꾼은 “(일본은) 과거 전쟁 때부터 오늘날 혐한 시위에도 이 깃발을 사용하고 있는데,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에 (욱일기를) 이용한다면 말이 안 된다”(mi****)며 해시태그 운동을 독려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의 대응에 다른 누리꾼들은 “세계 무대에 드러내지 말고 일본 내에서나 흑역사로 간직하라”(ee****) “일장기 사용하면 될 것을 굳이 전범기를 휘두르려는 저의가 무엇이냐”(ba****)고 비판하기도 했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욱일기 사용에 관한 논란은 심화하고 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올림픽 경기장에 욱일기 반입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욱일기가 정치적 주장이나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으며, 욱일기 디자인은 전통문화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욱일기 사용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사용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IOC는 9일 욱일기 사용에 대해 문제가 발생하면 조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욱일기는 일제가 태평양 전쟁 등 침략전쟁을 벌일 때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로 통한다. 한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선 욱일기에 대한 반감이 크지만, 일본은 욱일기를 계속 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주변국 국민들의 정서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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