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두 각양각색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간다. 사람 사는 모습이 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가만 들여다보면 각자의 방식으로 매일을 채워가고 있다. 새로 생긴 말들을 보면서 요즘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예전과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다.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워라밸족’이라 부른다. 워라밸족에게 중요한 삶의 방식 중 하나는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한다는 점이다. 출퇴근 중에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것을 사고 장을 보는 사람들을 ‘출퇴근 쇼핑족’이라고 칭한다. 주어진 점심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거나 비싼 외식비를 절약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즐겨 먹는 ‘편도족’도 있다. 개인의 삶을 잘 꾸려나가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패션이나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러 ‘그루밍족’이라 한다.
현대인에게 소비의 즐거움은 빼놓을 수 없는 행복 중 하나다. 돈을 쓰면서도 ‘가격 대비 성능’이나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의 비율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성비족’, ‘가심비족’이라는 말도 생겼다. ‘쇼루밍족’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먼저 살펴본 뒤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한다.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물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것을 선호하는 ‘언택트족’도 늘고 있다. ‘언택트’는 영어 ‘contact’에 부정 접사 ‘un’이 결합해 만들어진 말인데, 이렇게 사람을 대하지 않고 기기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언택트 소비는 요즘의 소비 형태를 대표하는 말 중 하나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형태의 소비를 가리키는 새로운 말이 등장할 것이다. 인간의 소비는 멈추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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