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지원의 잊을 수 없는 2019년
“리허설보다 본무대가 훨씬 덜 긴장됐어요.”
가수 서지원씨는 10월28일 ‘가요무대’에 출연했다. 그것도 대선배 정훈희씨와 함께 ‘꽃밭에서’를 함께 불렀다. 2018년 12월에 첫 앨범을 낸 뒤 3월엔 지역 공연자들에게 꿈의 무대 중의 하나로 통하는 수성아트피아에서 신곡발표 공연을 했고, 10월에는 가요무대에 출연해 한 해의 대미를 장식했다. 지역 출신 신인가수로서는 레드카펫을 밟은 것이나 다름없다.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대선배와 함께 무대에 선 것도 감격이었지만, 사랑방 같은 가요무대 대기실에서 다양한 가수들과 인사를 나눈 것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구름 위를 걷는 기분입니다.”
방송이 나간 며칠 뒤에는 갑자기 스케줄이 생겨 부산으로 내려갔다. 정훈희씨와 함께하는 요양원 봉사 무대에 서기 위해서였다. 정씨의 남편인 김태화씨도 함께한 무대였다.
“재능기부이긴 해도 대선배가 불러줘서 함께하는 공연은 남다를 수밖에 없죠. 그만큼 인정을 해주시는 거니까요. 그저 열심히 하는 것뿐인데, 이렇게 분에 넘치게 알아봐 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덕분에 오랜 꿈을 이뤄가고 있어요.”
방송에서 노래하는 모습은 고등학교 시절의 꿈이었다. 가요관계자로부터 가수 데뷔를 권유받았다. 음반 취입 문턱에서 포기했지만 20여년 만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여성사업가로 활동하면서 지인들의 칠순 잔치나 효도 공연이 있으면 거절하지 않고 마이크를 잡아 온 덕에 ‘효녀 가수’라는 별칭과 함께 가요계 관계자들도 관심을 가질 정도의 프로필이 쌓인 거였다.
신인답지 않은 대박 행보에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가수로서의 목표가 뚜렷했다.
“우리 지역에 ‘서지원’ 콘서트를 1년에 꼭 한번은 봐야 하는 문화상품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효콘서트든 송년콘서트든 서지원 콘서트 관람이 지역의 필수 문화체험 코스가 되도록 하자는 거죠.”
이런 그의 롤모델은 나훈아다. 히트곡도 많지만 무대 구성과 장치, 스토리텔링을 비롯해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입담으로 공연을 최고의 상품으로 만든 나훈아를 닮고 싶다고 했다.
“나훈아의 공연은 한 마디로 ‘나훈아전’입니다. 공연을 나훈아적인 것들로만 가득 채워서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도록 하잖아요. 저도 저만의 ‘서지원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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