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민주화를 요구하는 파업을 주도한 심재철 당시 MBC 기자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왼쪽).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심재철 의원실 홈페이지ㆍ홍인기 기자(오른쪽)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홍인기 기자
1988년 국회 광주특위 2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선 심재철(전 서울대학생회장) 당시 MBC 기자가 차트까지 준비하며 설명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심재철(5선·안양 동안을) 의원이 9일 자유한국당의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내린 첫 결정은 ‘필리버스터 철회’였다. 전임 원내 사령탑이 지난 29일 199개 안건에 대해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대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상정 연기를 얻어냈다.

심 원내대표의 이번 결정은 황교안 대표가 신임 원내대표의 자질로 강조한 ‘투쟁력과 협상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심 원내대표는 39년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 시절에도 ‘투쟁보다 협상’을 내세운 전력이 있다. 1980년 5월 15일 신군부의 계엄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서울역 회군’ 결정으로 끝낸 것이다. 당시 그는 대학 총학생회장단 대표를 맡고 있었다.

시위대 해산 이틀 후 신군부는 정권을 잡았고, 심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이해찬 복학생협의회장 등 주동자를 수배했다. 한 달이 넘는 도피 생활 끝에 6월 30일 체포된 심 당시 회장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됐다는 죄목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1985년 교사 생활을 했던 당시의 모습. 심재철 의원실 홈페이지
1993년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 중인 심재철 당시 MBC 기자의 모습. 심재철 의원실 홈페이지

1983년 특별 복권된 심재철은 1985년 교편을 잡았지만 1년이 안 돼 MBC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재직 중 MBC 노동조합 설립을 주도해 1988년 초대 위원장을 지냈는데 그로 인해 또 한번의 옥고를 치러야 했다. 1992년 방송 민주화를 요구하는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이듬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직장에 처음 복귀하는 날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이 사고의 후유증으로 심 원내대표는 지금도 지팡이를 짚고 걷는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 돼 당선증을 교부 받는 심재철 당시 의원. 심재철 의원실 홈페이지
2004년 한나라당 전략기획위원장에 임명 돼 박근혜 당시 당대표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는 심재철 당시 위원장. 심재철 의원실 홈페이지

1995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한 심 원내대표는 16대 총선 때 현재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원내에 입성했다. 학생운동과 언론 민주화를 이끈 그가 탄압의 당사자인 공화·민주정의당의 후신 정당에서 국회의원이 된 사실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삶을 살게 된 심재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을 당시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세월호 참사 땐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장 등을 역임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 부의장까지 지내는 영광도 누렸지만 지난 2013년에는 ‘국회 누드 사진 검색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학교 동기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서울의 봄 진실공방’을 벌이고 자유한국당 ‘릴레이 삭발’에 동참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심재철 국회 세월호 국조특위원장이 2014년 6월 국회에서 열려 예비조사 자문위원들의 명단을 확정하고 있다. 왕태석 기자
심재철 간사(가운데)를 비롯한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새누리당 소속 위원들이 2014년 6월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만나 국조특위 기관보고를 진도현지에서 해달라는 요구를 듣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9월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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