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ㆍ심재철 운동권 출신 불구, 세대 달라서 특별한 인연 없어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심재철(오른쪽)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문희상 의장과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첫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과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9일 한국당 차기 원내대표로 5선의 심재철 의원이 선출되면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여야 원내지도부 자리를 모두 ‘운동권 출신’이 맡게 됐다. 그러나 과거 학생운동 시절 두 사람 간 특별한 인연이 없는 데다, 심 원내대표가 일찍이 보수로 전향한 탓에 ‘케미스트리(궁합)’는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히려 운동권 기질로 ‘강 대 강’ 충돌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처음 마주 앉은 여야 원내대표는 첫 인사부터 데면데면했다.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모인 자리였고, 심 원내대표가 선출된 직후라 상견례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심 원내대표에게 “축하드린다”고 짧게 인사를 건넸고, 심 원내대표는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한 정도였다.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말 잘 듣는 동생이 되겠다’며 농담을 나눴던 것과 사뭇 달랐다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의 심 원내대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민주당 내에선 심 원내대표를 ‘서울역 회군 사건 변절자’로 비판하는 의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서울역 회군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 측 군부세력의 쿠데타 발생 전 서울역에 집결한 학생 시위대를 해산하게 한 일로, 심 원내대표는 당시 학생회장으로 이 결정을 내린 주역이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조사 진술서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인 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윤호중 의원 등 운동권 출신 민주당 전ㆍ현직 의원이 심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서울역 회군에다 심 원내대표가 민주화 세력 비판에 앞장선 분이라 그를 좋게 보는 의원들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77학번인 심 원내대표는 86세대 핵심인 84학번 이 원내대표보다는 운동권 위 세대다. 오히려 서울대 64, 71학번인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인연이 있다. 문 의장은 이날 심 원내대표를 ‘동지’라고 칭하며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민주화 동지로 하면 이 원내대표보다 내가 (심 원내대표를) 더 빨리 만났다. 합동수사부 감방 동지였다”며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배후 조종자로 와 있었다. (그때) 기라성 같은 분들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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