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올 하반기부터 폭스바겐 티구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초대 티구안의 후속 모델로서 폭스바겐의 감성과 기술을 담고 있는 티구안은 아주 잠깐 판매가 이루어졌던 지난해에도 많은 인기를 얻었던 모델이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흘렀다.
2019년 하반기, 그리고 그 이후로도 폭스바겐 티구안은 어떤 평가와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겼다.
이에 기자가 아닌 ‘티구안의 실질적인 수요층’이라 할 수 있는 운전자를 만났다.
이번 시승에 나서는 주인공은 바로 IT 엔지니어, 이찬휘다.
이찬휘는 과거 게임 개발 및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을 한 후 현재는 한 기업의 IT 엔지니어로 활동 중에 있는 대한민국의 30대 남성이다. 자동차에 대해 마니아는 아니지만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 판매 중인 자동차, 그리고 구매를 고려하는 자동차에 관심이 높다.
아주 평범한 30대 남성의 눈에 폭스바겐 티구안은 어떻게 보일까?
30대 남성이 바라보는 폭스바겐 그리고 티구안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자동차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 토론을 할 정도의 마니아나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는 입장에서 ‘폭스바겐’은 합리적이고 관심을 가져볼 수입 브랜드라 생각된다. 국산 자동차가 가격이 오르고 있는 과정에서 ‘약간의 오버 페이’로도 소유할 수 있는 브랜드가 바로 폭스바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차 업계에서는 무척이나 심각한 문제였지만 BMW 디젤 차량의 화재 사건에 비해 디젤게이트의 그림자, 혹은 그 존재감은 크지 않은 것 같다. 주변에 자동차 기자가 있어서 타인보다 더 많이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입장이지만 이번 시승 직전까지도 디젤게이트를 잊고 있었다.
그런 브랜드에서 제시한 ‘적당한 체격의 SUV’라는 것이 개인적인 티구안의 이미지다.
조금 더 단단하게 변한 티구안
폭스바겐 티구안을 처음 보았을 때 머리 속이 조금 혼란스러웠다. 머리 속으로 ‘이상하다? 내가 알고 있던 티구안은 더 둥글둥글했는데?’라는 생각이 가득했던 것이다.
초대에 비해 2세대 모델의 경우에는 전면괴 측면, 그리고 후면에 직선이 대대적으로 더해지는 덕에 더욱 견고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 같다. 이러한 디자인이 원인인지 모르겠지만 겉에서 보았을 때에는 조금 작은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티구안의 디자인을 조금 더 살펴보니 전체적인 균형감이나 깔끔함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프론트 그릴이나 헤드라이트, 그리고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도 시각적인 어필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리적인, 그리고 넉넉한 공간
앞서 외형에 대한 설명처럼 ‘티구안이 작게 느껴졌던’ 만큼 실내 공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막상 도어를 열고 티구안의 실내 공간을 살펴보니 상당히 넓고 여유로운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개방감이나 시야 확보가 잘된 느낌이고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 등의 디자인에 있어서도 간결하고 단정한 느낌이 전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제시했다.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계기판의 만족감도 우수하고 한글이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SUV의 특성에 맞춰 곳곳에 자리한 수납 공간 또한 우수한 만족감을 자아내는 요소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아쉬움은 있었다. 먼저 계기판의 경우에는 화려한 느낌은 있지만 너무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보여줘 시선 처리가 난해했고, 사운드 시스템의 퀄리티도 다소 낮아 아쉬움이 있었다.
2열 공간과 적재 공간 또한 충분히 만족스럽다. 레그룸이나 헤드룸이 넉넉한 편이라 1열과 2열에 모두 성인 남성이 앉을 수 있고, 답답함이나 시야의 아쉬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부실한 느낌이 있지만 간이 테이블까지 더해지니 그 만족감은 제법 상당했다.
2열 시트 뒤쪽에 자리한 적재 공간은 아주 넓은 편은 아니지만 동급의 경쟁자들이나 일상적인 삶 속에서 필요한 공간을 충분히 제시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트렁크의 바닥 높이도 그리 높지 않아서 누구라도 쉽게 짐을 올려 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현실적인 수입차의 매력, 그리고 현실
폭스바겐 티구안과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앉았다. 시트나 대시보드, 공간 등을 구성하는 요소의 화려함은 국산 차량에 비해 부족할지 몰라도 필요한 요소가 명확히 자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진동 자체는 어느 정도 억제한 디젤 엔진의 정체성이 느껴지지만 소음 자체는 완전히 지워내지 못한 모습인 것 같다. 평소 가솔린 차량을 타고 있기 때문에 소음이 조금 더 두드러진 편이지, 대중들이 타기에는 ‘무난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티구안의 체격을 고려할 때 150마력과 34.7kg.m의 토크는 적당한 것 같다. 드라이빙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더 높은 성능을 바랄 수도 있겠지만, 티구안이 지향하는 방향은 아마도 ‘진입 장벽을 낮춘 수입 SUV’일 테니 굳이 무리한 엔진을 탑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 주행을 하더라도 아주 뛰어난 성능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상황에서 다루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능이라 생각되었고, 고속 주행에서도 그러한 움직임이 계속 이어져 만족할 수 있었다.
여기에 7단 DSG 또한 만족스러웠다.
작게 자리하고 있지만 패들시프트로 조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상적인 변속에서도 만족감이 높았다. 변속 속도가 아주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차량을 다루기에 어려움이 없고, 오르막과 내리막 상황에서도 무척 능숙하게 대응하는 것 같았다.
무릇 SUV라고 한다면 주행이 아주 날카롭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티구안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SUV라고 하니 여유롭고 부드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티구안과 함께 달려보니 제법 경쾌한 느낌의 조향감각과 그에 합을 이루는 비교적 단단한 서스펜션의 셋업이 느껴졌다.
덕분에 ‘아 이게 유럽의 SUV구나’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조금 더 다부지고 명쾌한 느낌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다만 티구안 자체가 고급스러운 모델은 아닌 만큼 순간으로 발생하는 노면 충격은 제법 솔직하게 실내 공간으로 전하는 것 같았다.
끝으로 효율성에 대해서는 ‘역시 독일의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시승을 하는 과정에서 자유로에서 연비 측정을 하는 것을 함께 했는데 성인 남성과 적재물을 싣고도 리터 당 22.3km라는 걸출한 효율성을 과시해 ‘디젤 SUV’의 매력, 그리고 독일 엔진 기술의 완성도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싱글, 그리고 젊은 부부를 위한 수입차
폭스바겐 티구안은 말 그대로 젊은 운전자를 위한 것 같다.
정체된 삶보다는 전국을 다니면서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며 싱글의 삶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도 적합해 보였고, 또 아직 자녀 계획이 없거나 자녀가 어린 ‘젊은 부부’의 생활 파트너로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시승한 4MOTION 모델의 경우에는 가격이 조금 비싸겠지만, 전륜구동 모델이라고 한다면 그 부담이 더욱 줄어들 테니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된다.
취재협조: 이찬휘
정리 및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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