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지난 10월 4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임시국회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강제동원 배상판결을 받은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매각)와 관련한 대항조치로서 “한국과의 무역을 재검토하거나 금융 제재를 단행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 문제를 비롯해 동아시아 안보환경에서의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지만 최대 현안은 한국과의 관계”라며 “문제는 한국이라는 국가라기 보다는 국제법을 외면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아소 부총리는 9일 출간된 분게이슌슈(文藝春秋) 2020년 1월호에서 “만에 하나, 한국 측이 대법원 판결을 받은 일본 기업에 대한 현금화를 실행한다면”, “굳이 엄격한 사례를 들라면”이란 전제를 달면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어쨌든 일본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한국이 (대항조치로 인해) 먼저 피폐해질 것이 틀림 없다”며 “그러한 전망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떠한 판단을 할 것이냐고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은 한국에 대해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의 경제지원을 했고,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이란 한국의 경제 발전으로 이어졌다”며 “그것을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하자는 말을 듣는다면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이웃 국가와는 이해관계가 부딪치기 마련”이라며 “일부에서 ‘이웃 국가인 한국과 사이 좋게 지내라’는 논조가 있지만, 세계에서 이웃 국가와 사이 좋은 국가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인도와 미얀마 등도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는 “중일관계도 마찬가지”라며 “종종 ‘중일우호’를 말하지만 우호는 단지 수단에 불과하고 양측이 이익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내각에서 외무장관으로 역임했을 당시를 소개하고, “내가 ‘중일우호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가 일본에서 소란이 벌어졌지만 당시 중국의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에게 종이에 ‘공익(共益)’이라고 써서 보여주니 그도 강하게 수긍했다”고 했다.

그는 아베 정권의 국내 과제로는 헌법 개정을 꼽았다. 그는 “다수의 국민이 자위대를 지지하고 있는데도, 그에 대한 근거 규정이 헌법에 명기되지 않고 있으며 헌법학자의 70%가 자위대를 위헌이라고 하며 중학교 사회교과서 7개 중 6개가 자위대를 위헌으로 다루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러한 모호한 방식은 이제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ㆍ참의원 6연승을 거둔 아베 정권이 개헌을 하지 못한다면 언제 할 수 있겠느냐”며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등 상황에 맞게 적어두는 것이 현실주의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2년의 총리 임기 동안 개헌안을 발의해서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정치일정 상 매우 어렵다”면서 “아베 총리가 총재 4연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의 마음 속에도 개헌에 대한 집념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포스트 아베’ 후보로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장관을 꼽았다. 기시다 정조회장에 대해선 “다소 격하다는 말을 듣는 아베 총리 후에는 온화한 기시다 정조회장이 총리를 해서 그 다음에도 더 젊은 사람이 나와 주는 전개를 크게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가토 장관에 대해선 “꽤 훌륭한 인재로서 선거에 강하고 사회보장 등 중요 안건을 다루는 후생노동장관으로서 두 번째 등판”이라며 “외교 경험은 부족하지만 대장성(현 재무성) 출신의 정책통”이라고 소개했다. 아소파인 고노 장관에 대해선 “지난 1년간 외무장관으로서 발신력이 충분하다”며 “후생노동 등의 분야에 폭을 넓혀 여러 고민 속에서 씨름하며 좀더 상식적인 것을 몸에 익힌다면 훌륭한 총리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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