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무더기 불응… 강제수사 검토”… 황운하 “짜맞추기 불기소 해놓고 수사관들 오라가라는 적반하장”
서울중앙지검. 뉴스1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이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다. 지난 1일 사망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 A 수사관의 휴대폰 압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엔 울산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검찰의 출석요구에 무더기로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신경전이 오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최근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울산청 소속 경찰관 10여명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다. 당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경위나, 수사팀 내부의 상황 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까지 소환에 응한 경찰관은 한 명도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이첩하기 전 울산지검의 소환 요구에도 이들은 응하지 않았다.

경찰관들의 소환 불응에 검찰은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일부 경찰 간부의 경우 선거 개입, 직권 남용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돼 소환 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도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관들은 업무나 개인 일정상 출석하지 못한 게 아니라 ‘윗선’의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엄정 대처 방침을 밝혔다.

검찰이 강경한 방침을 내비친 것은 당시 경찰 수사팀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정점을 향해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서다. 검찰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주변 비위에 대한 경찰 수사를 청와대 하명에 의한 불법 수사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시장 수사가 본격화될 무렵 경찰에서 좌천 인사를 당한 한 관계자로부터 “김 전 시장과 관련된 수사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내용의 제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경찰은 당시 수사가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됐고, 오히려 현재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황 청장은 본보 통화에서 “검찰이 짜맞추기 식으로 김 전 시장 관련 사건을 불기소해 놓고, 엉뚱하게 하명수사 프레임을 씌웠다”며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한 당시 수사관들을 검찰에 오라 가라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전 시민대학에서 열린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괴물이 돼 버린 검찰 제도를 견제할 불가피한 수단”이라며 공수처 설치 필요성도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단 이틀 전, 서울로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면서, 경찰이 조직적으로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듯 강제수사를 거론하는 것은 전형적인 검찰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첩보를 생산하는 데 역할을 했던 인물로 지목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 수사관의 휴대폰 압수를 두고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경찰은 A 수사관이 사망한지 단 하루 만에 검찰이 그의 휴대폰을 압수해가자, 이를 되돌려 받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타살 혐의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신청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영장은 청구하면서 휴대폰에 대해서만 영장을 기각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디지털 포렌식을 같이 하거나 결과를 공유하자”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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