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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올리비아 바클레이와 점성술의 미래(12.12)

입력
2019.12.12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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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악(황도대)이라 불리는 점성학(술)의 하늘 별자리 운행도.
조디악(황도대)이라 불리는 점성학(술)의 하늘 별자리 운행도.

현대 물리학에 따르면 우주는 4가지 힘에 의해 지탱된다. 중력과 전자기력, 원자핵 단위에서 작동하는 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이다. 하지만 점성학은 자기들만 아는 또 하나의 힘이 있다고 주장한다. 별들이 인간 개체와 국가 등 집단의 운명에 미치는 힘이다. 그걸 알아내는 기술, 별을 보고 운명을 엿보는 기술이 점성술이다.

뉴턴 시대를 지나며 급격히 쇠했던 점성학(술)의 기운을 극적으로 되살린 이가 영국의 점성가 올리비아 바클레이(Olivia Barclay, 1919.12.12~2001.4.1)다. 그는 사라졌다고 알려진 17세기 점성가 윌리엄 릴리(William Lilly)의 ‘기독교 점성학(Christian Astrology)’이란 책을 1980년 발굴, 독자적으로 탐구를 거듭한 끝에 1985년 복사본을 발간하고 ‘고급 호라리 점성가(Qualified Horary Practitioner)’라는 강좌를 통해 전파했다.

점성술은 국가 등 공동체나 집단의 길흉을 살피는 ‘먼데인(Mundane) 점성술’에서 시작돼 개인의 운명을 보는 네이탈(Natal) 점성술로 분화했다고 한다. 호라리 점성술도 개인의 운명이나 연애 등 관계를 예견하는 점성술이지만, ‘네이탈’이 출생이나 연애 등 사태의 시작 시점의 우주의 기운을 근거로 개인의 운명이나 연애의 성패를 설명하는 기술이다. 반면, 호라리는 질문이 만들어진 시점(점성가에게 질문하는 시점)의 기운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스티븐 호킹은 “점성학은 실험으로 입증된 우리의 이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철학자 아도르노의 진단처럼 점성학은 자연과학과는 다른 차원의, 신비와 비이성의 영역에 있기 때문에 호킹의 비판이 닿을 리 없다. 차라리 “(옳고 그름을 떠나) 권위적인 화법(진단)이 못마땅하다”고 했던 칼 세이건식의 주장이 오히려 더 유효한 공격일지 모른다. 세이건의 후계자로 통하는 천체물리학자 겸 대중 강연자 닐 타이슨은 “이 세계가 어떤 자연 법칙으로 형성되고 움직이는지 아는 것 자체가 생각하는 능력의 일부다. 생각 능력이 결여된 사람은 그런 이를 이용하려는 이들에 의해 언제든 이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점성가들은 그런 타이슨의 점성학적 운명 진단자료를 보란 듯이 인터넷에 올려 두고 있고, 타이슨도 아마 그 자료를 읽어 봤을 것이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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