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법무부 교정당국이 공개한 텍사스 세븐의 탈옥 직후 수배 사진. AP 연합뉴스

1976년 사형제를 부활한 미국 텍사스주는 형 집행에도 무척 단호한 편이어서 사형제 반대 운동가들의 주요 표적이 돼 왔다. 지난해 미국의 총 사형 집행 건수(25건) 중 절반 이상이 텍사스주에서 이뤄졌다.

미 연방대법원이 2000년 12월 13일 탈옥한 뒤 강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관을 살해한 이른바 ‘텍사스 세븐’ 중 한 명인 패트릭 머피 주니어(1961~)의 사형 집행을 중지하라고 지난 3월 판결했다. 불교 신자인 그의 형장에 승려가 아닌 기독교 목사를 배치함으로써 수정헌법 1조의 종교의 자유(free exercise 조항) 권리를 침해했다는 게 판결 이유였다. 다시 잡힌 날짜인 지난 11월 13일의 형 집행도 법원에 의해 중단됐다. 1차와 달리 개신교 목사를 두진 않았지만 불교 승려도 없어 생애 마지막 순간의 종교적 위로와 참회의 기회를 박탈했기 때문이었다. 텍사스주 교정 당국에 고용된 불교 성직자는 없고, 주법상 교정국에 고용되지 않은 성직자의 사형장 출입은 불법이다. 머피의 형 집행일이 다시 정해졌는지, 텍사스 교정 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텍사스 세븐은 강간, 강도, 아동학대 등 중범죄로 수회 종신형 등을 선고받고 텍사스주 케네디시 존 코널리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탈옥한 7명을 칭하는 용어다. 그들은 간수들을 제압한 뒤 무기까지 탈취해 도주,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상점을 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Aubrey Hawkins, 당시 29세)에게 11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TV 공개수배 방송이 방영되고 5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린 뒤 시민 제보로 한 달여 만인 2001년 1월 21~23일 체포됐다. 성폭행범이던 한 명은 체포 직전 자살했고, 나머지 6명은 모두 사형을 선고받아 이미 4명의 형이 집행됐다.

머피 외 남은 한 명인 아동학대범 랜디 핼프린(1977~)도 지난 10월 형 집행일을 앞두고 법원에 의해 절차가 중단됐다. 사실심 판사가 재판 도중 유대인인 그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며 그가 소송을 건 덕이었다. 사형제 반대 운동가들의 입장은 물론 다를 테지만, 텍사스 세븐은 그렇게 자신들의 악명을 이어 가고 있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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