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 선수. KOVO 제공.

여자 배구 ‘핑크 폭격기’ 이재영(23ㆍ흥국생명)이 공수에 걸쳐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혼자 너무 많은 걸 책임지다 보니 그의 체력 고갈을 우려하는 배구 팬들의 걱정도 늘어가고 있다.

이재영은 지난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 V리그 1위 팀인 GS칼텍스와 경기에서 팀의 3-0(25-20 25-20 25-19) 완승을 이끌었다. 이재영은 팀내 최다인 20득점(공격 성공률 51.3%)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팀이 올 시즌 GS칼텍스전에서 거둔 첫 승이다. 흥국생명(승점 24)은 GS칼텍스(승점 25), 현대건설(승점 24)과 함께 팽팽한 상위권 다툼을 이어갔다.

이날 이재영은 39번의 공격(공격 점유율 37.4%)을 하며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팀 외국인 선수 루시아(26.9%)는 물론, 상대팀 외국인 선수 러츠(34.3%)보다 높았다. 만일 세트가 더 길어졌다면 그의 공격 횟수는 더 많아졌을 것이다.

이재영의 올 시즌 성적은 놀랍다. 리그 득점 2위(330점), 공격 종합 3위(40.3%), 블로킹 8위(세트당 0.51), 서브 10위(세트당 0.25) 등 공격 부문뿐만 아니라, 리시브 4위(39.8%), 디그 8위(세트당 0.38) 수비 6위 등 공ㆍ수 전 분야에 걸쳐 리그 에이스급 기량을 뽐낸다. 이대로라면 수치상으로 올 시즌 762득점이 예상되는데, ‘배구 여제’ 김연경이 세웠던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2005~06ㆍ756점)도 넘어설 기세다.

하지만 팀의 공격과 리시브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이재영의 모습을 걱정하는 팬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이재영의 이번 시즌 공격 횟수는 13경기에서 720회에 달한다. 지난달 17일 GS칼텍스 전에서는 무려 40득점(성공률 44.9%)을 하고도 팀은 2-3으로 패했다 당시 공격 점유율 46.7%에 공격 회수는 무려 78번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4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 및 최다 공격을 한 경기로 기록됐다. 이재영은 “당시 루시아가 없어(충수염 수술) 힘든 경기를 했다”고 회상했다.

리그 외국인 선수 러츠(GS칼텍스ㆍ634회), 어나이(기업은행ㆍ612회), 토종 에이스 박정아(도로공사ㆍ632회) 등 타 팀 주 공격수보다 훨씬 많다. 이재영보다 많은 공격을 한 선수는 디우프(인삼공사ㆍ854회) 밖에 없다. 한번 공격할 때 도약과 점프, 착지까지 체력 소모도 많고 하체 관절에 적지 않은 하중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이재영은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다음 달부터 대표팀에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해야 한다. 이재영은 “나는 공을 받고 때려야 더 편한 스타일이다. 만일 내가 감독이라도 그렇게 쓸 것”이라고 말하지만 시즌 전체를 위해서라면 루시아, 김미연, 김나희 등 팀 내 다른 선수들이 이재영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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