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영국 런던에서 BBC방송 주최로 켄트주 메이드스톤에서 열린 총선 토론회에서 제러미 코빈(왼쪽) 노동당 대표와 보수당 대표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메이드스톤=AP 연합뉴스

영국 정치권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 러시아의 선거 개입설로 발칵 뒤집혔다. 러시아가 영국 정부의 대외비 문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ㆍ브렉시트)와 맞물린 총선의 막판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은 7일(현지시간) SNS 중 하나인 레딧(Reddit)이 러시아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계정 61개를 적발해 폐쇄했다고 전했다. SNS 리서치 기관인 그라피카가 영국 정부의 기밀문서 수백쪽이 레딧을 통해 유출됐다고 주장하자 레딧이 자체 조사를 벌여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유출된 문서는 영국과 미국 간 무역ㆍ투자 실무그룹의 논의 내용을 담은 451쪽 분량으로, 지난달 27일 노동당이 기자회견을 열어 폭로한 문서이기도 하다.

문서 유출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자 영국 정부는 국가 사이버안전센터 요원을 투입해 조사에 착수했다. 니키 모건 문화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실이라면 어떤 형태이든 외부 세력의 (선거) 개입 의혹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노동당의 문서 폭로가 러시아와 유착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취지를 강조한 것이다.

노동당은 문건 유출과 관련한 러시아 배후설에 강력 반발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러시아 배후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보리스 존슨) 총리에 의한 구태의연한 음모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다는 인상을 주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노동당이 유출된 문서의 입수 경위를 밝히지 않으면서 집권 보수당이 공세의 고삐를 죄는 듯하지만, BBC는 해당 문서가 지난달 코빈 대표의 공개 1개월 전부터 레딧에 올라와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6일 BBC 주최 토론에서 “멋진 거래를 했다”면서 내년 1월 말 브렉시트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코빈 대표는 브렉시트를 종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여론조사업체 사반타콤레스가 이튿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42%, 노동당은 36%의 지지율을 보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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