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논의 따라 지역구 바꿀 가능성도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변혁ㆍ가칭) 중앙당 발기인대회에서 “‘광주의 딸’ 권은희 의원은 광주에서, ‘부산의 아들’ 하태경 의원은 부산에서, 제일 어려운 ‘대구의 아들’ 유승민은 대구에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에서 자신이 내리 4선을 한 대구 동구을에 다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그간 정치권에는 유 의원이 서울 출마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이 이날 “수도권에서 청년 지지층을 확대해 그 바람이 남쪽으로 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듯, 신당이 수도권을 승부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주자인 유 의원이 몸집을 키우려면 ‘영남 주자’를 벗어나야 한다는 현실론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탄핵에 찬성한 유 의원에 대한 대구 민심이 싸늘해진 것도 변수로 꼽혔다.
그러나 유 의원은 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일단 차단했다. 다만 변혁 관계자는 “신당이 전국 정당이 되려면 누군가는 호남에서, 누군가는 영남에서 출마해야 하는 만큼 유 의원이 원론적 얘기를 한 것”이라며 대구를 떠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해석했다.
유 의원의 출마 지역은 자유한국당과의 보수통합 진전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에는 ‘변혁과 통합할 경우 인지도가 높은 유 의원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는 의원들이 있다. ‘탄핵 이후 보수 분열’에 책임이 있는 유 의원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보수 성향 지지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물론, 유 의원이 당선 가능성을 따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유 의원은 대구 태생으로, 선친인 유수호 전 의원도 대구 중구에서 재선 의원을 지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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