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절반 가량이 내년 ‘긴축경영’을 계획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정책에 대한 부담과 장기불황에 따른 여파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6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7.4%가 ‘긴축경영’을 2020년 주된 경영계획으로 꼽았다고 8일 밝혔다. 이어 ‘현상유지’(34.1%)와 ‘확대경영’(18.5%)이 뒤를 따랐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300인 이상 기업에선 50.0%, 300인 미만 기업에선 46.5%가 ‘긴축경영’을 계획한다고 답했다. 긴축경영을 계획 중인 기업들은 ‘전사적 원가 절감’(29.0%), ‘인력부문 경영합리화’(25.0%), ‘신규투자 축소’(15.3%) 등을 우선 고려 요인으로 선택했다. 반면 기업활동 자체를 줄이는 방식의 ‘생산규모 축소’(3.2%)나 ‘자산매각’(3.2%) 등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경총 측은 “2020년 주된 경영계획 기조가 ‘긴축경영’으로 나타난 것은 응답자의 약 65%가 최근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응답자의 43.9%는 2020년 경제성장률을 1.5% 초과~2.0% 이하로 전망했고 전체 평균은 1.9%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내년 경영환경에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 부담’(33.4%)을 가장 많이 걱정했다. 이어 ‘내수부진’(29.1%), ‘대외여견 불확실성’(16.8%), ‘기업규제 강화’(10.3%) 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다만 300인 이상 기업에선 ‘내수부진’(31%)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절반 가까운 기업에선 투자 축소나 인력 조정 등을 비롯한 긴축경영 계획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다. 내년 투자계획에서도 ‘축소’가 39.4%로 가장 많았다. ‘금년 수준’은 38.6%, ‘확대’는 22.0%에 그쳤다. 내년 채용계획은 45.2%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응답했다. 축소를 계획 중인 기업은 35.6%, 확대를 구상중인 업체는 19.3%였다.
경총 관계자는 “경기 하락과 경영 환경 악화로 응답 기업 중 48.5%는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게다가 절반 이상(58%)은 현재 주력사업이 5년 내 주요 수익원 역할을 못할 것으로 응답했다”고 전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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