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12월 외국인 코스피 거래 현황 그래픽=김문중 기자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행진이 21거래일 만에 겨우 멈췄지만, 이들이 ‘사자’로 태세를 전환할지는 미지수다. 증권가에선 연말에도 악재가 중첩되며 외국인 매도세가 재개될 수 있다며 △아람코 기업공개(IPO) △미중 무역분쟁 △북미 대치 국면을 주목해야 할 변수로 꼽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21거래일이 지난 지난 6일(427억원 순매수)에 멈췄다. 2015년 12월~2016년 1월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래 최장 기록으로, 이 기간 외국인 매도 물량은 5조706억원어치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에선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대 위험 요인은 그간 외국인 매도 행렬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조정 국면이 연장될 가능성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 지수의 편입종목 정기 조정에서 중국 비중(15→20%)이 늘어나고 한국 비중(-0.44%포인트)은 줄어들면서, 국내 증시에서 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일로 예정된 아람코 상장은 또 한 번의 MSCI 신흥국지수 개편 요인이 될 참이다.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이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유기업인 아람코의 증시 진입으로 지수 내 사우디 비중이 확대되면서 한국 비중이 재차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아람코의 지수 편입에 따른 한국 비중 감소 폭은 0.2%포인트, 국내 증시 유출액은 6,000억(한국투자증권)~9,000억원(한화투자증권)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아람코 IPO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흥국 내 한국의 매력도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분쟁 타결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점도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의 걸림돌이다. 미국은 15일부터 1,56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5%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터라, 양국은 이날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가 ‘홍콩인권법’ 제정에 이어 중국 신장 위구르 인권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중국이 이에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면서 무역협상에도 불똥이 튀는 형국이다.

더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로켓맨”이라 부르고 대북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국내 증시의 고유 악재인 ‘북한 리스크’가 급부상하는 형국이다. 북한은 이에 “늙다리의 망령” “신속한 상응 행동” 등 거친 언사로 되받더니 이날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한 시험’ 수행 사실을 밝히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이 도발 강도를 높일 거란 예상이 커질수록 한국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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