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서 권총 발사… 사살된 총격범 포함 총 4명 사망, 8명 부상
미국 플로리다의 펜서콜라에 있는 미 해군 항공기지에서 6일(현지시간) 발생해 12명의 사상자(4명 사망)를 낳은 총격 사건의 용의자는 이곳에서 항공 훈련을 받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군 장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경위 파악과 함께, 테러와의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여러 명을 상대로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펜서콜라 지역의 에스캠비아 카운티 경찰과 미 해군은 총격범을 포함해 총 4명이 숨지고, 8명(경찰관 2명)이 부상을 당해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총격범은 이 기지에서 위탁 훈련을 받던 사우디군 소속 소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 해군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용의자에 대해 “기지에서 교육을 받아 온 훈련생”이라고만 밝혔을 뿐, 이름과 국적 등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러나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은 익명의 미 관리들을 인용해 “사우디의 모하메드 사이드 알샴라니 소위”라고 보도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기자회견에서 “총격범은 기지에서 항공 훈련을 받아 온 사우디군의 일원”이라고 확인했다.
해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FBI는 범행 동기, 배경 정보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특히 당국은 이번 사건의 테러 관련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토퍼 가버 국방부 대변인은 용의자가 지난 2년간 펜서콜라 해군기지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용의자에 대한) 훈련은 2017년 8월 시작돼 내년 8월 끝날 예정이었다”며 “영어 교육, 초기 조종사 훈련 등이 포함돼 있었고, 훈련 자금은 사우디가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범행은 기지 강의동 건물 내 한 강의실에서 발생했으며, 총격범이 사용한 무기는 권총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은 “보안ㆍ경계 부대원들만 무기를 기지에 반입할 수 있다”며 “총격범이 어떻게 총을 구내에 들고 왔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펜서콜라 기지는 매년 미군 6만명과 전 세계에서 온 군인들이 교육을 받는 곳으로, 일부는 대학 캠퍼스와도 비슷하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기지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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