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찰에 소재 파악 요청
갓 태어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가 1심 선고를 앞두고 잠적했다. 죄를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한 어머니는 재판에 출석해 흐느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는 친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42)씨와 부인 조모(40)씨의 1심 선고를 내년 1월 31일로 연기한다고 6일 밝혔다.
김씨가 지난달 22일 첫 선고기일에 이어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경찰에 김씨의 소재를 파악해 달라는 ‘소재탐지촉탁’을 보냈다.
앞선 선고기일에 이어 이날도 법정에 출석한 조씨는 취재진에게 “(남편은) 벌을 받고 싶지 않아 도망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빨리 나와서 결론을 짓고 헤어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배 아파 낳은 새끼인데, 눈을 뜨고 보낸 그 아이가 지금 어디 있는지 그거라도 알려달라고 (남편에게) 말하고 싶다. 그 아이에게 늦게나마 보금자리라도 만들어주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와 조씨는 2010년 10월에 딸을 낳고 방치해 두 달 만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딸이 숨진 사실은 조씨가 자수하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조씨는 딸의 시신을 포장지 등으로 싸맨 뒤 흙과 함께 나무 상자에 담고 실리콘으로 밀봉해 수 년간 집 안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조씨에 따르면 현재 딸의 시신 행방을 아는 사람은 남편 김씨뿐이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5년, 부인 조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구형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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