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을 시행한 지 6일로 한 달을 맞았다.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정부의 기대와 달리 한 달 새 아파트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청약 시장도 더 뜨거워지면서 되려 부동산 과열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6일 서울 8개구 27개동을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집값 불안 우려 지역을 선별해 동 단위로 핀셋 지정했다”고 밝혔다. 분양가를 통제해 고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로 새 아파트를 계속 싼값에 공급한다는 시그널을 줄 경우, 매매 수요가 분산되고 아파트값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향후 공급감소 전망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급격히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7월 이후 23주 연속 상승세다. 분양가상한제 확대를 전후한 지난달 4일부터 25일까지 4주간 서울의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0.39%로, 직전 4주간(10월7~29일ㆍ0.31% 상승)보다 더 올랐다. 강남(0.58%), 서초(0.59%), 송파(0.60%), 강동(0.53%) 등 강남4구는 서울 평균보다 더 뛰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당초 상한제 적용이 유력시되다가 지정을 피한 양천구 목동과 동작구 흑석동, 경기 과천시에서도 집값이 급등하는 ‘풍선효과’도 뚜렷했다. 과천 집값은 최근 4주간 무려 3.26%나 폭등했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후 4주간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그래픽=김문중 기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 받는 이른바 ‘로또 청약’ 기대감에 그간 묵혀왔던 청약통장을 꺼내 드는 사람도 늘면서 청약 시장도 과열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 이후 서울에서 분양이 이뤄진 7개 단지(100가구 이상)에는 총 757가구 모집에 5만5,31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73.1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10월 서울에서 분양한 29개 단지 청약 경쟁률(28.1대 1)보다 2.6배나 급등한 것이다.

지난달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르엘신반포센트럴은 모든 주택형의 가점이 70점을 넘었고, 강북권에서도 용산구 효창동 ‘효창파크뷰데시앙’ 당첨 가점이 57~77점을 기록하는 등 청약 커트라인이 덩달아 치솟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올 상반기 서울의 평균 청약 당첨 가점(48점)으로는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셈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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