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에서 본 대검찰청과 서초서의 모습. 연합뉴스

울산시장 하명수사 관련 첩보 수집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숨진 A 수사관의 휴대폰을 확보하기 위해 검찰ㆍ경찰 사이에 벌어진 공방전이 점입가경이다.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으로 경찰서에서 가져 간 A 수사관 휴대폰을 찾아오기 위해,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다시 신청했지만 검찰도 재차 기각했다.

6일 오후 5시 50분 서울 서초경찰서는 A 수사관 휴대폰을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에 다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휴대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압수수색 대상 장소는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 포렌식센터 등이다.

검찰은 전날 기각했을 때와 달라진 사정이 없다며 또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강지성)는 5일 “해당 휴대폰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이미 (검찰이) 적법하게 압수해 조사 중”이라며 서초경찰서가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는 권한은 검사만 가지고 있어, 검사가 기각하면 경찰 영장은 법원 문턱을 밟을 수도 없다.

경찰은 검찰이 진행 중인 하명수사 의혹 수사와 경찰이 하고 있는 A 수사관 사망 수사는 ‘별건’이기 때문에 영장 신청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경찰은 “검찰이 휴대폰 내 자료를 경찰과 공유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압수수색영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두 차례 영장 신청과 기각으로 검ㆍ경 긴장감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영장이 기각된 후 "불과 4시간 만에 검찰이 또 다시 영장을 청구하지 않아 사망경위 규명에 차질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법ㆍ제도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사절차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경찰에서는 검ㆍ경 대치 때문에 반려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검사는 법률가로서 법이 허용하는 절차와 방식에 맞춰 집행하고 있는 것 뿐”이라며 “새로운 내용이 없는 반발용 영장은 몇 번을 신청해도 소용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정작 검ㆍ경 간 쟁탈전 대상이 된 휴대폰의 비밀번호는 이날까지 해독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이폰 암호 해제에 도움을 받기 위해 이스라엘 정보통신(IT) 업체 ‘셀레브라이트’ 장비 사용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장비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미국 수사기관 및 연구소 공조를 통해 해법을 마련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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