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세상을 바꾼다]

[한국일보-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기획 ‘나눔이 세상을 바꾼다’]

“10원 한 장 틀림없다 이거지? 8,443억8,330만7,080원을 2만9,699개의 기관과 46만6,981명에게 잘 전달했다, 이거지?”

올해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는 한 편의 스릴러 영화 같은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는 영화배우 전해진이 비밀조직 수장처럼 등장해 낮은 목소리로 돈을 잘 전달했느냐고 묻는 장면으로 시작해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과 관련 기관에 8,443억원을 무사히 전달했다는 장면으로 끝난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작한 모금 장려 광고다. 얼마를 모금했다고, 모금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보다 ‘잘 전달했다’는 데 방점을 찍은 새로운 모금캠페인이다.

김연순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이 지난달 열린 2019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육성) 사업 선정팀 오리엔테이션(사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제공

사랑의열매는 홍보 방식뿐만 아니라 모금운동의 지향점을 바꾸고 있다. 올해는 기관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달 국민 토론회를 열어 연말연시 모금운동으로 확보할 모금액의 사용처를 시민 300여명이 직접 결정하도록 했다. 모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

김연순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은 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변화를 두고 모금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0년간 기업인이 거액의 기부금이 적힌 전달판을 들고 사진을 찍는 활동이 부각되다 보니 시민들이 사랑의열매는 기업이나 부자가 기부하는 곳으로 인식한다”라면서 “앞으로는 소액성금을 포함해 소중한 성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려서 시민들이 ‘나도 기부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랑의열매는 개인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소액기부금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올해 나눔캠페인을 통해 모금한 금액은 △고독사 예방을 위한 안전망 강화 △돌봄네트워크 강화 △빈곤의 대물림 완화 △새로운 사회문제 대응 등 ‘4대 나눔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된다. 사용처를 미리 공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 총장은 “사랑의열매 개인 기부자가 연간 80만여명에 달하고 매달 모금에 참여하는 정기 기부자가 33만명에 이르지만 이러한 상황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라면서 “현재 기부금 비율은 기업이 70%, 개인이 30%이지만 앞으로 개인 기부자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사랑의열매는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법정단체로서 어느 자선단체보다도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모금 동참을 호소했다. 지난 2010년 국정감사에서 경기지회의 한 간부가 성금 일부를 부정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김 총장은 “사랑의열매는 2년마다 보건복지부의 감사를 받고, 국정감사까지 받는 조직”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김 총장은 “기부에 대해 ‘돈이 있는 사람이 한다, 아니면 돈 좀 모으면 나중에 하겠다’라는 마음을 갖기 쉽지만 적은 돈도 어떤 사람의 인생에는 굉장히 큰 힘이 된다”라면서 “누구나, 지금 당장 모금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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