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PO 1차전서 경남과 0-0 무승부, 2차전서 무승부 거둬도 유리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부산이 4년 만의 K리그1(1부리그) 승격 기회를 맞았다. 부산은 오는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득점 후 무승부만 기록하더라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K리그1으로 승격한다.
부산은 5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리그1 11위팀 경남과 득점 없이 비겼다. 지난 2015년 승강플레이오프에서 2연패해 강등된 뒤, 2016년부터 내리 4시즌을 K리그2에서 보낸 부산에겐 승격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이날 구덕운동장엔 체감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는데도 8,24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부산을 응원했다. 이는 이번 시즌 K리그1 평균관중(8,013명)을 웃도는 수치다. 평일임에도 구덕운동장을 찾은 팬들은 경남의 반칙이 나오면 사직야구장 트레이드마크인 “마!”를 외치며 부산의 승격 도전에 힘을 실었다.
부산은 이날 주전 미드필더 박종우(30)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중원과 공격라인에 변화를 줬다.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28)이 노보트니(25)와 선발 투톱으로 나섰고, 디에고(28)가 측면에 배치됐다. 경남도 지난달 30일 인천과 K리그1 최종전 때 벤치에서 출발했던 제리치(27)를 선발 출전시키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K리그1 승격 도전 4수생 부산은 이날 홈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전반 초반부터 경남을 매섭게 몰아쳤다. 1, 2부 팀이 뒤바뀐 듯 일방적이었다. 디에고와 이동준(22) 좌우 측면을 흔들며 꾸준히 기회를 만든 부산은 전반 23분 노보트니, 전반 40분 김진규(22)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경남을 위협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팀 감독은 후반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먼저 부산의 조덕제 감독이 15분 디에고 대신 권용현(28)을 투입했고, 1분 뒤 경남 김종부 경남 감독이 김승준(25)을 빼고 베테랑 배기종(36)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경기 흐름은 뒤바뀌지 않았다. 부산은 후반 23분에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정협과 호물로(24)의 연속 슛이 모두 경남 수비수에 막혀 선제골을 넣지 못했다. 이후에도 공격을 주도하던 부산은 후반 39분 이정협이 호물로의 프리킥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어받아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키퍼 가슴에 안겼다. 부산은 후반 추가 시간 이정협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이정협의 결정적인 오른발 슛이 경남 골키퍼 슈퍼세이브에 막혀 끝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여유가 생긴 쪽은 부산이다. 2차전은 경남 홈구장인 창원에서 진행되지만, 부산은 일단 골이 터진 뒤 무승부만 거둬도 '원정다득점'으로 승자가 될 수 있다. 다만 0-0 무승부로 끝나면 연장전에 들어가고,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가 펼쳐진다. 조덕제 감독은 경기 후 “1차전에서 무실점으로 비긴 점은 다행”이라며 “그간 부산이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해 2차전에서 다소 부담이 컸는데,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반대로 김종부 감독은 “우리(경남)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가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부산=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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