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불용’ 등 3대 원칙 설명… 내년 상반기 시진핑 국빈 방한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핵 없고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가 열릴 때까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다.

문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무력 사용’ 가능성 시사에 북한이 ‘무력 맞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지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가 중대한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는 게 문 대통령 인식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쟁 불용 △상호 안전 보장 △공동 번영 등 한반도 비핵화ㆍ평화 3대 원칙을 설명하고,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제안에 대한 중국 측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이에 왕 부장은 최근 한반도 정세의 어려움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건설적 역할을 지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왕 부장 화답의 방점은 경제에 찍혔다. 그는 “중한 관계는 양국 정상의 전략적인 견인 하에 발전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교역의 전면적 심화와 개방 확대에 따라 중한 관계는 더 넓은 발전 공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미(對美) 공격은 문 대통령 접견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현재 국제 정세는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중한 양국은 이웃으로서 제때 대화ㆍ협력을 강화해 다자주의ㆍ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기본적인 국제 규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과 이날 오찬 자리에서도 통상ㆍ인권 분야에서 자국과의 마찰이 심해지고 있는 미국의 행태를 패권주의로 매도했다.

이날 접견에서는 한중 양국 간 외교 현안 외에도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일정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연기되는 바람에 (시 주석을) 만날 수 없게 돼 아쉬웠는데 곧 만나 뵙게 될 것으로 고대하고 있다”고 하자, 왕 부장은 “이번 달 예정된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양국은 이달 하순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중일 정상회의에는 시 주석 대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참석해왔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베이징(北京)에 들러 시 주석을 만나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방한은 내년 상반기에 국빈 방문 형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정부 당국자는 “(어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리 측이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을 초청하고 조기에 이뤄지기를 희망한 데 대해 중국 측은 내년 상반기 시 주석이 국빈 방문하는 것으로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 방한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이 마지막이다. 시 주석은 2016년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놓고 양측 간 갈등이 불거진 뒤 지금까지 방한을 미루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시 주석을 만나 방한을 다시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접견은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이뤄졌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